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모바일 방카 시장에 뛰어든 IBK연금, 라이프플래닛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모바일 방카는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동일 보장의 기존 상품 대비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가입 편리성과 저렴한 보험료가 장점이지만 일 평균 판매 건수는 약 0.5건에 불과하다. IBK연금과 라이프플래닛은 영업망 다각화 차원에서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기업은행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 방카 상품 판매를 개시했다.
현재 IBK연금과 라이프플래닛이 기업은행의 모바일 어플인 ‘i-ONE뱅크’에서 연금저축보험 과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IBK연금이 지난해 11월24일 판매를 시작한 ‘(무)연금저축IBK연금보험’ 상품은 지난 13일 기준 총 323건이 팔렸다. 5개월여 동안 하루 평균 2건 가량이 판매된 셈이다. 가망 고객층 자체가 협소한 어린이보험에 비해 연금저축의 경우 세액공제가 가능해 비교적 판매 건수가 높다는 게 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라이프플래닛이 지난 1월22일 판매를 시작한 ‘(무)라이프플래닛b어린이보험’과 ‘(무)라이프플래닛b어린이저축보험’ 등 2종은 실적이 더 저조하다. 저축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한 어린이 보장보험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 63건 팔렸다. 같은 기간 저축보험은 44건에 그쳤다. 이틀에 1건이 팔린 것이다. 3종의 상품이 모바일 방카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은행의 평가와 달리 보험사는 기존 자사의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량에 비해 실적이 매우 낮다는 입장이다.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기존 우리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봤을 때 판매량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저축성 위주의 상품을 판매해 온 은행은 제휴 체결 후 모바일을 통해 어린이보험을 팔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채널 확보 차원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보험업계에서는 은행의 시스템에 따라 모바일 방카 이용 시간이 제한돼 활성화를 저해하고 상품 판매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의 모바일 어플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평일에 한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이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은행의 온·오프라인 IT 서버를 분리해야 하지만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나 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업은행 측은 보고 있다. 소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버를 분리해야 하지만 현재는 온·오프라인을 함께 쓰고 있어 은행의 업무 마감 시간인 4시를 기준으로 평일 오후 6시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며 “24시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와의 협의 후 서버를 구매해야 하지만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에 지급하는 모바일 방카 모집 수수료율이 높지 않은 데다 저축성 상품 위주로 달성 목표를 설정하고 판매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모바일 방카 상품 판매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모바일 방카 모집 수수료율은 보험사가 연계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에 지급하는 수수료 대비 보험료 총액 비중이다. 라이프플래닛은 평균 3.20%를 모바일 방카 수수료로 기업은행에 내고 있다.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고객들이 직접 가입하는 데 따른 유통 비용 절감을 고려해 사업비 자체를 적게 부과해 은행에 지급하는 모바일 방카 수수료율은 평균 3.20% 정도”라고 설명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