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 4일 부서장급 직원 일부를 장기보상부서에 배치했다. 총 14명 정도로 구성된 이 부서는 장기보험 보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고나 재해 발생 시 보상책임, 과실비율 등 외부 손해사정법인에 위탁해 온 업무를 자사 직원에 시키는 것이다.
본사 소속이지만 외부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부서보다는 태스크포스(TF) 성격에 가까운 것이라 사실상 한직이다.
이는 인력 재배치라는 명목 하에 일정 나이나 연차의 고참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소리 없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주요 보직을 맡고 있던 이들은 결국 실적을 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근로의욕과 비전을 상실한다. 즉 알아서 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일부 손보사들도 저성과자를 중심으로 유사한 부서에 인력을 재배치해 퇴직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차원에서는 관리 중심 업무를 맡기에는 비전을 상실했으나 보험 지식이나 인맥, 전문성을 갖춘 고참 인력의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인위적 구조조정보다 금전적으로 좋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고연차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과 달리 기존의 부서에 배치하거나 고참 인력만으로 구성된 조직을 따로 만들어 달성해야 할 실적 목표를 부여한다”며 “기존 부서에 배치할 경우 위화감 조성의 문제는 없지만 손해사정 업무를 해 온 젊은 친구들과 비교하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 교육 후 같은 기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관리 중심 업무를 맡기에는 비전을 상실했지만 노하우를 가진 고참급 인력의 업무 로직을 관리 중심에서 개인 역량 중심으로 전환해 실무 중심으로 재편성해 비교 평가하는 방식”라며 “부서 이동 후 선배 인력이 효율을 내고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퇴직이나 구조조정 없이 계속해서 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