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홍성국 사장을 비롯해 대우증권 본부장급 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대우증권의 ELS 판매비중을 줄이라”는 당부를 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당부는 지난해 말부터 홍콩 H지수의 폭락으로 H지수 연계 ELS 원금이 대규모로 손실될 것이란 우려가 일어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ELS 비중을 낮추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대우증권의 ELS 발행잔액은 8조6042억원인 것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은 집계했다. 전체 증권사의 ELS 발행규모 중 1위로 증권사 발행액의 12.8%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대우증권은 965억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박 회장은 “주기적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시기에 ELS는 위험요소가 큰 상품”이라며 “연금자산, 펀드 등의 금융상품으로 투자 수요를 분산, ELS 비중을 줄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와 함께 대우증권의 해외 법인의 노하우를 미래에셋증권에 전수할 것을 주문했다. 대우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수익은 전년보다 24% 늘었고,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22%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베트남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해외 법인 운영 노하우를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법인도 적용, 수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미래에셋은 오는 7일 산업은행에 인수대금(2조3205억원) 중 잔금 90%를 납부한 후 대우증권 지분 43%를 넘겨받는다. 미래에셋증권은 유상증자로 9560억원을 조달했으며, 현금과 최대 8000억원의 차입금을 더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통합증권사의 조기 안정과 성공적 출범을 위해 대우증권의 회장직(미등기 이사)을 맡아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맡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회장직(미등기·비상근)은 사임한다.
오는 15일에는 미래에셋과 대우증권 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강원도 홍천군 소재 블루마운틴CC에서 양사 임원진이 참여하는 합동 워크숍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계획한 합병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7월 금융위원회 합병 승인, 9월 합병 주주총회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1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탄생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박 회장의 지휘 아래 영역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