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내달 4일 임기 만료를 앞둔 강호 현 원장은 내규상 연임이 가능해 차기 원장 후보에 지원했으나 이를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강 원장의 연임과 학계 출신 인사 선임 등 크게 두 가지로 방안이 나뉘어 왔다.
강 원장의 연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져 왔지만, 연구원 설립 이후 3대째를 이어오는 동안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에 비춰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에 최근 출사표를 던진 한기정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당국의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를 강 원장이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한기정 교수는 1982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 현재 정·관·재계에 서울대 82학번 동문이 대거 포진해 있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나경원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난도 서울대 교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제주도지사,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등이 82학번 동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차기 수장에 한기정 교수를 밀고 있는 상황을 강 원장 측이 인지한 듯 하다”며 “한기정 교수는 정·관·재계에 서울대 82학번이 대거 포진해 있어 ‘황금 인맥’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강 원장의 연임 방안과 한국보험학회장을 지낸 이순재 세종대 교수, 김두철 상명대 교수 등 학계 출신 ‘2파전’설도 거론돼 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3대 원장 선정 당시 후보 중 한 명 이었던 전우현 한양대 교수가 가세하면서 ‘오리무중’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연구원을 이끌 차기 원장에 대해 회원사들도 알 수 없어 오리무중”이라며 “그동안 유관기관 수장 선임과 관련해 대형사의 입김이 강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특정 인물에게 힘을 싣지 않고, 무색무취로 대응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곳의 회원사 마다 생각하는 바와 입장이 다른 데다 지원자들이 청와대 또는 금융위원회 등 저마다의 배경을 안고 있다 보니 방향을 전혀 알 수 없다”며 “지원자들에게 힘을 싣고 각 이해관계에 따라 밀어주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신임 원장 공모 절차에 착수한 원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원추위)는 11일 2차 회의를 열고 지원자 서류심사를 진행했다. 원추위는 4월4일 임기 만료를 앞둔 강호 원장의 후임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원추위를 꾸려 원장 공모 절차 등을 논의해 오고 있으며, 공모 일정에 따라 서류심사와 면접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강호 원장은 지난 2013년 4월 3대 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한편 한기정 교수는 1982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케임브리지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 보험연구원 연구자문위원회 위원, 한국보험법학회 연구이사·보험법위원장·부원장,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 자문패널, 금융감독원 행정지도심의위원회 위원, 국토부 등을 거쳤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