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수입차 업계의 모럴헤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BMW와 벤츠는 각각 수입차 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다. 정수남 기자
정부가 이달초 개별소비세 재인하를 실시, 1월부터 소급 적용에 들어갔으나 수입차 업체들이 이를 돌려주지 않는 것. 게다가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해 개소세인하 기간에도 차량 판매가격에 개소세 인하분을 온전히 적용하지도 않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달 개소세 인하분에 대한 환급을 거부하고 있다.
개소세 인하가 지난해 12월로 종료되자, 1월 인하액만큼 차량 가격을 깍아줬다는 때문이라는 게 수입차 업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이는 개소세 인하분과는 무관한 업체별 판촉행사인 만큼 개소세 인하분을 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1월 차량 가격 할인은 개소세 인하분에 대한 환급이 아니라 개소세 환원에 따른 판매하락을 우려한 업체의 자발적인 할인 행사였다는 뜻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개소세 인하분 만큼 차량가격을 깍아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업계 각각 1∼3위인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앞서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개소세 인하 기간에도 인하분 만큼 가격을 내리지 않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자동차 전문가들이 한 수입차 업체의 6000만원대 모델의 ‘수입신고필증’을 확인해 추정한 결과, 이 업체는 이 모델에서 26만원의 부당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이 같은 방법으로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세금 혜택을 반영하지 않아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종전 개소세가 한시적으로 인하될 때마다 수입차 업체들은 세금이 인하된 만큼 가격을 내리지 않아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세감면 혜택을 일부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다만, 수입차 업체들이 차량 수입원가 공개를 거부해 정확한 개소세 인하분이 얼마인지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체들은 개소세 관련 부당 이득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2012년과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개소세 인하를 단행했다.
한편, 같은 기간 수입차 업체들은 13만858대와 24만3900대를 각각 팔아 전년보다 24.6%, 24.2% 급성장했다.
이 기간 국산차 판매는 -4.3%, 8.6%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