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우리은행 신탁부장(사진)은 은행들의 진짜 실력 격차를 가르게 될 ISA 출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근엔 은행에 투자일임업도 허용되면서 더욱 바빠졌다. 다른 은행은 물론 증권사들과도 본격 경쟁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랩어카운트를 2001년부터 판매했기 때문에 일임형 상품에 대해선 은행보다 당연히 역량이 있겠죠. 하지만 은행들도 이제 막 시작했고 역량을 갖출 겁니다. 지금은 은행들이 예·적금뿐만 아니라 펀드나 ELS도 다 팔고 있고 무엇보다 고객들의 접근성이나 편의성 관점에서 훨씬 유리하고요.”
이 부장은 “결국 수익률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 강조했다. “은행이든 증권사든 고객들이 결국 중요한건 수익률이고 자산을 맡겨놓은 동안 얼마나 이자가 불어나는지가 핵심일 텐데 이런 측면에서 은행과 증권사의 자산관리 역량이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의 경우 현재 예·적금 상품들의 금리가 워낙 낮은데다 자행 예·적금 편입도 금지되는 만큼 고민이 크다. 그래서 우리은행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와 협약을 맺고 ISA에 경쟁력 있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편입하는 등 비은행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리 경쟁력을 위해 저축은행 상품을 고객들에게 소개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저축은행도 예금규모를 무작정 늘릴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예금 가운데 금리가 높은 상품을 발굴해서 선보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투자상품의 경우에도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일 것 같고요.”
ISA 출시를 앞두고 은행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졌다. 신한은행이 사전가입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동차를 경품으로 걸었고 농협은행도 골드바를 내놓는 등 앞다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도 하와이 여행권을 두고 검토 중이다.
“ISA는 결국 고객의 니즈와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알맞은 상품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상품입니다. 가입고객 실적에 따라 은행의 자산관리 역량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어요. 또한 1인 1계좌인데다 5년간 고정 거래가 되기 때문에 주거래고객 기반을 위해선 은행들이 치열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