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이 상대방과의 대화를 존중한 나머지 시간을 많이 끌어서 실기하는 일은 없어야한다”며 “구조조정의 데드라인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은 회장으로서 최대 과제에 대해 “우리 경제가 현재 동맥경화증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뚫어 선순환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부분에서 좀 더 속도감을 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부문에 뜻이 있다”며 “해외 파이낸싱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절대적인 지원군이 되고싶다”고 언급했다.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현대상선이 이해당사자들과 목숨 걸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대상선의 가장 큰 문제는 선박 호황기인 2007~2008년에 맺은 고가의 용선계약”이라며 “현대상선의 부채가 4조 8000억원으로 올해부터 매년 1조원의 상환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이해당사자들의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밝혔다.
116개의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위한 출자관리위원회도 이달 출범할 예정이다. 부행장 3명과 사외이사 1명 등 4명의 산은 관계자와 5명의 외부인사로 꾸려진 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공표한 자회사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5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염려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산업은행에 크게 부담되는 사안은 아니”라며 “산업은행 BIS비율이 14.78%인데 수출입은행에 증자해도 BIS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약 4bp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정 당시부터 일었던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선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한 어려운 상황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헤쳐 나가야 한다”며 “(산업은행 회장직은) 보은인사를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40년 금융인생 가운데 32년을 은행에서 근무했고 나머지는 여신전문사, 캐피탈, 증권사에 있었다”며 “보험 정도를 제외하고 금융업 전 부문을 했기 때문에 보은인사로 보기에는 거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1년이나 2년 후 이게 과연 보은인사였는지는 여러분이 판단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금융위원회 임명제청으로 산은 회장에 내정됐으며 임기는 오는 2019년 2월까지 3년이다. 이 회장은 대구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1987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캐피탈, 신한금융투자 사장·부회장, 영남대 특임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