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금융연구원 ‘금융인력네트워크센터’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주요 7개 금융업권의 금융인력 현황을 조사한 ‘2015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전망’을 발표했다. 보험 57개사, 은행 57개사, 증권·선물 63개사, 자산운용·신탁 98개사, 상호저축은행 79개사, 여신전문 72개사, 신협 913개사 등 총 1339개사 중 85.0%의 정보가 활용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융인력 조사대상 금융업 취업자 수는 28만5029명으로, 전년(28만6218명) 대비 1189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운용·신탁, 상호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업권 등에서 종사하는 직원 수는 증가한 반면 보험을 비롯해 은행, 증권·선물, 신협 등에서는 감소했다.
◇ 보험업권 인력 감소세 뚜렷
지난해 조사에서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금융회사 수와 금융회사 취업자 수가 모두 적어졌다. 금융회사 수는 2014년 1365개이던 데서 지난해 1339개로 26개 감소했고, 금융업 취업자 수는 28만6218명에서 28만5029명으로 1189명 줄었다.
지난해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 실태를 반영하듯 보험업권에서는 인력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신탁, 저축은행 등은 인력 증가한 반면 보험업권에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502명이 업계를 떠났다.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의 임금수준(2014년 금융권 월 평균 임금수준 523만원)은 타 업종(전 산업 319만원)에 비해 높아서 선호도도 높다.
이에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융권 일자리가 전반적인 일자리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인 점을 감안할 때 금융권 일자리 부진은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며 “특히 금융권 일자리 창출은 청년취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규직 줄고 향후 취업문턱 높아져
지난 한 해 동안 지속된 구조조정으로 금융인력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하락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보험업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전년에 이어 하락했다. 보험업권의 지난해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0.19%포인트로, 2014년(-0.11%포인트)보다 떨어졌다. 금융권 일자리의 질도 나빠졌다.
지난해 정규직 비율은 86.2%로 금융권 시간제 일자리 채용이 늘면서 2014년(88.6%)보다 줄었다. 추가채용 계획도 전년에 비해 줄어 금융권 취업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사대상 금융회사 1339곳 중 324개사의 1년 이내 추가채용 예상 규모가 426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5056명에 비해 800여 명이 감소한 규모다. 보험업권의 추가 채용 예상 규모는 12.8%인 545명에 그쳤다.
은행업권이 615명(14.4%)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선물(876명, 20.5%), 자산운용·신탁(190명, 4.5%), 상호저축(1137명, 26.7%), 여신전문(533명, 12.5%), 신협(368명, 8.6%)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보험업권의 정규직 예상 채용 비율은 64.0%로, 우리나라 산업 전체의 정규직 비중(67.5%)을 밑돌았다. 정규직 예상채용 비율은 은행(93.6%)이 가장 높고, 자산운용·신탁(80.0%), 신협(79.7%), 보험(64.0%), 여신전문(58.6%), 증권·선물(39.6%), 상호저축(3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남성이 정규직 비중 더 높아
금융업권 전체 중 남성의 정규직 비중이 여성에 비해 높았고, 여성의 경우 비정규직 비중이 더 많았다. 2015년 조사대상 금융회사 인력 중에서 남성 정규직 비중은 91.5%, 여성 정규직 비중은 84.2%로, 남성의 정규직 비중이 7.3%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보험업권 여성 고용비율 절반 안 돼
보험업권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성 비율은 47.5%로, 금융권 전체의 여성 고용비율(46.0%)보다는 높았지만 과반수에 못 미쳤다. 업권별 여성 고용비율은 은행이 (48.8%) 가장 높고, 보험이47.5%, 이어 여신전문(47.2%), 신협(42.9%), 상호저축(42.1%), 증권·선물(36.7%)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비율이 가장 낮은 업권은 자산운용·신탁(27.0%)으로 조사됐다.
보험업권의 1년 이내 여성 직원 채용 예상 비율은 41.8%로, 조사대상 금융업권 전체(44%)를 밑돌았다. 조사대상 금융업권 전체 중 향후 1년 이내 여성의 채용 예상 비율은 4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 여성의 채용 예상 비율은 상호저축(54.4%), 은행(52.5%), 여신전문(50.8%)이 과반수고, 이어 신협(47.3%), 보험(41.8%), 증권·선물(26.3%), 자산운용·신탁(17.4%)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
정년연장과 관련된 임금피크제 도입과 금융회사의 수익성 하락으로 성과급이 감소하면서 1억원 이상 급여를 받는 사람의 비중이 적어졌다. 금융회사 직원의 60.8%는 연 5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정년이 연장되면서 50대 이상 비중은 늘고, 30대 이하 인력 비중이 줄었다.
지난해 금융사 인력은 30대가 38.2%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40대가 31.6%, 20대가 16.3%, 20대 미만이 0.8%로 뒤를 이었다. 50대 이상의 인력 비중은 13%를 차지했습니다. 업권별 50대 이상 연령 비중을 보면, 은행과 신협이 각각 18.2%, 17.1%로 업권 전체 평균(13.0%)보다 높고, 이어 증권·선물(9.6%), 자산운용·신탁(9.3%), 상호저축(8.1%), 보험(7.0%), 여신전문(5.1%) 순으로 나타났다.
◇ 수익성 지표 악화 불구 10년 간 고용 30% 증가
최근 10년간 금융권 고용 추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익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보험분야의 입직자는 상용근로자 기준 2002~2007년 중 연 평균 6781명에서 2010~2014년 중 연 평균 8743명으로 28.9% 증가했다. 보험사의 경우 10년 동안 당기순이익은 확대된 반면, 운용자산이익율·경과손해율 등이 악화됐는데도 오히려 고용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금융연구원은 분석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는 최근 들어 인력구조조정 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성과 중심의 보수체계 개편과 금융권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10명중 6명은 연봉 5000만원 이상
전체 조사대상 금융회사 직원의 60.8%가 연 5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금융회사 직원의 급여 수준에 따른 인력비율은 2500만~5000만원 미만 구간이 2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5000만∼7500만원 미만이 24.4%, 7500만~1억원 미만 19.8%, 1억~1억5000만원 미만 14.8%, 2500만원 미만 10.3%, 1억5000만원 이상이 1.8%로 나타났다.
업권별로는 자산운용·신탁 및 증권·선물의 1억5000만원 이상 고액연봉자 비중이 각각 8.5% 및 3.8%로 전체 평균인 1.8%를 크게 웃돌았다. 1억원 이상 연봉자의 비중은 지난 2012년 9.9%, 2013년 16.5%, 2014년 19.2%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6.6%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1억원 이상 연봉자 비중이 변화한 이유는 실제로 고액 연봉자가 증가한 데도 일부 기인하지만 고액연봉자 비중이 높은 은행권의 응답비중의 변화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의 경제 구조에서 금융권이 전통적인 건전성 위주의 수익창출 방식에 안주할 경우 수익기반이 취약해질 것이란 우려가 증가한다”며 “성과 중심으로 보수체계를 개편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기술금융 및 금융보안 등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부문에서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업권별 교육기관 등이 관련 교육과정을 확대·내실화할 수 있도록 점검·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업권별 급여 수준 비중 〉
(단위 : %)
(자료 : 금융위원회)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