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현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본부장(사진)은 “‘클릭이 돈’이라는 행장님의 지론에 따라 위비톡 내에 다양한 기능과 펀(fun) 요소를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에는 오픈마켓인 ‘위비장터’를 열고 위비톡을 통해 장터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고 본부장은 “올해는 위비뱅크를 위비톡, 위비장터, 위비페이 등이 결합한 통합 플랫폼으로 구축해 경쟁은행 모바일뱅크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왜 기존 스마트뱅킹이 아닌 위비뱅크일까. “우리은행 스마트뱅킹 고객이 1000만명이 넘습니다. 스마트뱅킹은 풀뱅킹 서비스라 새로운 시도를 하기엔 프로그램이 너무 무거워요. 새 기능을 선보일 때마다 계속 앱을 업데이트해야 하니까요.”
고 본부장은 “위비뱅크는 테스트베드지 실적 쌓으려는 목적이 아니”라는 말도 꺼냈다. “위비뱅크 고객이 약 20만명인데 그렇게 하기도 어렵고요. 여기서 새로운 걸 테스트해보고 발전시켜서 보편화할 수 있겠죠. 얼마 전 위비뱅크에서 선보인 꿀적금 같은 경우 곧 스마트뱅킹에서도 판매할 계획입니다.”
고 본부장은 우리은행에서 상품개발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지낸 상품 전문가다. 그렇기 때문에 위비뱅크에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생산해 공급하는데 유리했다. 또한 고 본부장이 스마트금융부에 갓 부임할 당시 보안을 전면 재점검하여 비대면채널에 대한 보안성을 높인 것도 마음 놓고 활약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올해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와 관련해서도 우리은행의 행보는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존 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잠식)’을 우려하기도 한다.
“작년 3월에 카카오나 KT 중 한 곳과 인터넷전문은행을 같이하면 좋을 것 같아서 두 곳을 만나봤는데 결국 둘 다 선정됐어요. 카카오와 KT의 강점은 강력한 고객기반인 것 같아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자기잠식이 일어나긴 하겠지만 우리뿐 아니라 모든 금융권에 해당하는 거겠죠. 하지만 저는 약간의 자기잠식이 오히려 자신을 키우는 것 같아요.”
고 본부장은 노키아와 코닥의 실패 사례를 들며 “당연히 시장의 전체 파이가 줄긴 하겠지만 약간의 자기잠식을 이겨야 크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현재 은행권에선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이 오프라인 강자로 꼽히지만 온라인 시대가 되면 우리은행이 더 강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시장에선 대형 시중은행들이 이미 주요 점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생기긴 어려워요. 하지만 온라인 영토에는 영역이 없으니까 특화해서 개발하면 몇 년 안에 우리가 리딩뱅크로 올라설 수도 있는 기회죠.”
위비뱅크 다음은 무엇인지 묻자 고 본부장은 “올해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커질 것 같아서 다양하게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IoT가 금융과도 접목되지 않을까요.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스마트카 등 다양한 분야가 있을 텐데 금융을 연결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