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피해자는 바로 우리 기업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인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한 때 점유율이 4%까지 밀리는 굴욕을 겪었다. LG전자도 중국의 공습을 피하기는 어렵다. 한때 세계 3위였던 LG전자 스마트폰의 입지는 현재 3위인 중국 화웨이의 절반에 불과, 5위권으로 밀렸다. 이제 LG전자는 중국 후발업체들과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이 33만원으로 정해지며 고가의 고급 폰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깊어지는 불황 속에 실속형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LG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의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결과는 LG에 ‘설상가상’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샤오미다. 샤오미의 한국 공략 방법은 우리 기업들과는 다르다. 샤오미는 지금까지 광고 없이 한국에 선보인 IT 주변기기들을 히트상품 반열에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우선 판매 방법부터 독특하다. 모든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인터넷 쇼핑몰 위주로 판매하면서 매장 유지비와 유통 비용을 줄여 소비자 가격을 낮췄다. 이로 인해 샤오미는 비슷한 국내 제품들보다 30~40% 가격이 저렴하다. 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 고객의 손이 자연스레 샤오미 제품으로 가는 이유다.
샤오미는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스마트폰과 연계해 쓸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인 샤오미 ‘미밴드’ 등은 가성비를 앞세워 이미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 3위인 화웨이의 경우도 만만치가 않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중순 이동통신 3사 가운데 단독 출시한 화웨이 ‘Y6’는 출시 보름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이통사가 주는 단말기 지원금을 감안하면 사실상 ‘공짜폰’인 Y6는 가격에 비해 쓸만 하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며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국제품과 맞서기 위해 중저가 폰인 ‘루나폰’이 출시될 때부터 중국의 공습이 예견됐다.
우리 제품의 경우 중저가 폰은 중국 제품에 이미 밀렸고, 고급 폰은 미국 아이폰에 뒤지고 있다. 시장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고급 폰 시장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산업·증권부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