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당시 22세) 씨의 아버지 황상길(55) 씨의 얘기다.
그는 유미 씨가 죽자, 반올림을 만들어 9년째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반올림은 삼성전자와 삼성LCD 사업장에서 일하다 죽거나 다친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권 단체로 자리잡았다.
황 씨는 “반올림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역할을 하고있다”면서 “현재 반올림을 포함한 시민단체는 공룡 기업인 삼성을 상대로 피해자들의 차별 없는 보상과 재발방지책, 진정성 있는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삼성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5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속한 ▲합당한 보상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스스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황 씨는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족 구성원 가운데 죽거나 아픈 사람이 있으면, 그 집안은 풍비박살이 난다”고 강조했다.
실제 딸 유미 씨 사망 이후 유미 씨의 할머니도 운명을 달리했고, 유미 씨의 어머니는 우울증에 걸려 현재도 병원치료를 받고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그리 과도하지 않다”며 “삼성을 포함한 국내 일부 대기업들은 자사의 불법이 적발되면 수천억원을 사회기금을 내놓는데 우리가 요구는 채 1000억원도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씨는 “유미와 함께 일하던 동료 여직원도 2006년 유미와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현재 근로복지공단 등 정부는 노동자 편이 아닌 대기업 편을 일방적으로 들고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반올림에 보고된 삼성전자와 삼성LCD 공장의 직업병 사례는 221건으로 이중 74명이 사망했다. 이중 백혈병, 림프종 등 림프조혈계 질환자가 86명이며, 이들 대부분은 20,30대 젊은이다.
한편, 2014년 초 개봉된 방화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 감독, 박철민·윤유선·김규리 주연)’은 황 씨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황 씨에 따르면 삼성의 문제는 현재 내국인 보다는 외국인이 더 관심을 보고 있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