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농협은행장이 29일 열린 퇴임식에서 이 같은 소회를 전하며 35년 농협은행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진행된 퇴임식에서 “무엇 하나 내세울 것이나 기댈 곳 없던 제가 금융 업무에서만 35년 외길을 걸어와 은행장이란 막중한 소임까지 대과 없이 마쳤으니, ‘꿈길’이라는 표현 말고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참 복도 많고 운도 좋았지만 아쉽고도 가슴 아픈 추억 또한 적지 않다”며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임원진 구속, 2008년 리먼사태 당시 부동산 PF·조선 RG·해운 등의 부실여파가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점을 언급했다.
김 행장은 그렇기 때문에 2대 농협은행장에 취임하며 ‘강하고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고 경영화두로 ‘중후표산’과 ‘개원절류’를 제시해 수익 중심의 경영에 몰입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 행장은 후배 행원들에게 그동안 현장에서 강조했던 ‘슬기·열기·온기’ 3기(氣)를 다시 한 번 당부하며 “떠난 후에도 농협의 발전을 염원하고 후배들을 후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행장은 미국 시인인 마야 안젤루의 ‘오직 드릴 것은 사랑뿐이리’ 시를 소개하며 퇴임식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 행장의 후임으로는 이경섭 3대 농협은행장이 내정돼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