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가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지난 21일 접수됐다. 지난 8월 ‘형제의 난’으로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롯데그룹이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겠다는 약속이행 차원에서 상장을 신청한 것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지난 8월 신동빈닫기

상장 절차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대형 우량사로 인정받아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을 적용받게 되면 심사결과를 통보받기까지 최소 20영업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은 자기자본 4000억원 이상, 매출액 70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 3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면 상장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 이내로 줄여주는 제도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4조1469억원, 당기순이익 2328억원이다. 총자산은 13조3896억원, 자기자본은 9조3337억원 규모로 패스트트랙 조건에 해당된다. 따라서 내년 1월께 상장이 승인될 경우 이후 수요 예측과 공모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2월께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상장은 일본계 자금이 지배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자 한 롯데그룹의 의도다. 호텔롯데는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등 한·일 롯데그룹 16개 계열사가 100%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특히 일본계 지분이 96%에 육박한다.
롯데그룹은 이번 호텔롯데 상장으로 순환출자 고리 선두에 있는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다.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계열사 지분을 확보해 실질적인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해 일본 지분을 축소하고 일본기업 논란을 해소하는 한편 기업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그간 내홍에 휩싸였다. ‘형제의 난’은 롯데가 일본기업 아니냐는 국적 논란으로까지 비화된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꺼내든 것이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 계획이었다.
마지막 남은 관건은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데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것이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에는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전 계열사의 2~3년치 순이익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롯데 계열사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자금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들이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롯데 32개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모두 5조418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합산부채비율도 94.7%에 불과하다. 롯데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삼성그룹과 함께 국내 최상위로 꼽힌다.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호텔롯데의 상장에 관해서 업계 관계자는 “90조원에 달하는 비금융계열사 현금보유와 대출만으로도 7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이번 호텔롯데 상장은 무난히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