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사진)은 2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의 오찬을 갖고 이같은 내년 사업계획을 밝혔다. 윤 사장은 “특화만이 살길”이라며 “증권업계의 새 질서가 구축되는 상황에서 차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KDB대우증권의 인수합병(M&A)으로 초대형 금융투자사가 탄생하는 등 내년 업계의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특화사업을 통해 이를 극복해나가겠다는 의지다. 그는 “(대우증권 인수로)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할 경우, 다른 대형사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더 이상 ‘백화점식 영업’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은행 진출을 계기로 고객 기반을 넓혀 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대증권은 KT컨소시엄에 참여해 내년 본인가를 위해 사업준비가 한창이다. 윤경은 사장은 “모든 금융사의 고민은 신규 고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고객들의 이동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으로서 불특정 다수를 위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이어 “지금까지는 PB(프라이빗뱅킹) 고객에 치중해온 측면이 있으나 인터넷은행 참여를 통해 소액의 자산이라도 누구든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17일 단행된 노사 대타협을 시작으로 현대증권을 향한 대내외적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노사 대타협으로 현대증권 노조는 2014년 현대엘리베이터 관련 주주대표소송과 지난 10월 윤 사장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 등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한 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윤경은 사장은 “올해 실적 면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회사의 수익을 내려고 하는 경영진의 노력에 진실성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실적을 더 좋게 만들어 이에 따라 직원이 보람을 느끼고 주주들이 투자한 보람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ROE(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이 가장 뛰어난 대형사로 거듭날 것이며 주주에게도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해 결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의 명암이 걸린 매각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 사장은 현대증권 매각 재추진 계획에 대한 질문에 “현재까지 확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올해 상당히 어려운 이슈들이 많았지만 임직원들의 단합으로 안정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며 “노사타협으로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고 적극적인 배당정책 등을 통해 주주들과도 보람을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