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해외 PF 금융주선 실적은 2013년 6건 6308억원에서 2014년 8건 5618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3건 1조 7460억원으로 예상된다. 홍기택 회장이 줄곧 해외 PF 시장 진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반활동을 넓힌 결과라는 평가다.
◇ 해외 PF 네트워크 적극 확장
산업은행은 지난해 미국의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사솔(Sasol)의 140억달러 규모 랜드마크 플랜트사업에 1억 5000만달러 규모 금융주선을 참여했다. 북미 석유화학 PF시장에 국내 최초 진출한 사례로 글로벌 마켓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지난 10월엔 말레이시아 망간합금철 사업에서 주선은행 역할을 최초로 수행하며 역량을 입증했다.
이는 산업은행이 해외 PF 영업망 확대와 더불어 해외 PF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외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관련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대한 결과다. 산업은행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해외 PF데스크 인원을 꾸준히 확충하는 한편 지난 1월 뉴욕 PF 데스크를 설치했다. 지난 8일엔 세계 3위 규모의 PF 강국인 호주 시드니에 사무소를 열었으며 PF 영업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18일엔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산동성 칭다오시에 지점을 개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2년 9월 칭다오에 주재원을 보낸 이후 13년간의 철저한 사전준비 끝에 올해 5월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칭다오시 진출 한국계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개점과 함께 외화 및 인민폐 업무를 동시에 취급한다.
해외 PF 진출을 위한 현지 주요 은행들과의 업무협약도 잇달아 체결하며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중국개발은행(CDB)에 이어 올해는 호주 ANZ금융그룹, 독일재건은행(KfW), 싱가폴 및 동남아 최대은행인 싱가폴개발은행(DBS)과 협약을 맺고 현지 금융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해외항만개발 사업을 위한 해양수산부와의 엽무협약을 비롯해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을 위한 한국투자공사와의 업무협약 등 국내 기관과의 협력도 다지고 있다.
◇ 정부도 산은 해외 PF 독려
산업은행이 해외 PF 분야 진출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것은 그동안 국내 PF 시장을 선도하며 시중은행들이 PF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이끌었던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다.
산업은행은 1995년 국내 최초의 민관협력(PPP) 방식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사업을 주선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20년간 총 532건 88조 2000억원 규모의 PF 사업을 금융주선하며 국내 PPP 발전을 주도했다.
1본부 3실 16팀으로 99명에 달하는 산업은행의 PF조직도 국내 최대 규모다. 산업은행은 철도와 도로, 항만부터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와 산업단지조성 및 신도시개발 등 PF로 가능한 전 영역을 소화하고 있다.
정부 역시 산업은행이 정책금융 기관으로서 해외 PF를 비롯한 IB업무에 집중하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정책금융 역할강화 방안을 통해 산업은행의 IB 업무를 민간 공급이 어려운 해외채 발행, 해외 PF, 중기 M&A 등을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등과 시장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상업적 목적의 IB기능을 축소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영역을 앞장서 개척하라는 것이다.
◇ 홍기택 회장 해외 네트워크 ‘든든’
아울러 홍기택 회장의 외국어 소통능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자개발은행(MDB)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한 것도 한 몫 했다. 홍 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세계은행 포럼에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게 직접 제안해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에 산업은행의 PF 전문인력 파견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PF 인력 파견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지난해 11월엔 MDB와 연계해 터키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 선순위대출(4500만달러)과 글로벌인프라펀드를 활용한 후순위대출(4000만달러)을 지원했다.
또한 홍 회장은 ‘민간투자사업 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민간투자사업 관련 주요 정책 및 사업계획 수립, 사업 지정 등의 심의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홍 회장은 향후 PPP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큰 폭 성장이 예상되는 아시아 인프라 시장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 개도국에서 필요한 인프라 투자금액은 2010~2020년 동안 8조 2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