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최고경영자 승계계획을 점검하고 후보자 심의를 진행했다. 작년 12월 선임된 구성훈 대표의 임기가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차기후보가 선정·심사된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만든 최고경영자 승계계획 내부규정에 따른 것이다. 규정에 의하면 CEO의 승계절차와 자격 등을 명문화하고 매년 적정성을 점검해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 임원 2~3명이 예비사장 후보에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후보자격이 임원결격 사유가 없는 이들이라 현재 임원들을 후보군으로 선정해놨다”며 “후보자 발굴 및 자격검증 등은 인사부서에서 맡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삼성 전 금융계열사가 이같은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앞서 4월에는 삼성생명·카드 등이 시행했다. 삼성증권도 마찬가지다.
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이어 내년 8월 시행될 ‘금융회사지배구조법’으로 인해 형식상의 대표이사 승계절차라도 투명성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재벌계 비상장 금융사도 예외는 아니다.
또 지난 7월 통과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미리 대응하려는 행보기도 하다. 내년 8월 시행될 법안에는 이사회 내에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이들의 추천을 받아 대표이사를 선임할 것과 증권·자산운용 등 제2금융권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기업집단 내 금융사들은 법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오너의 인사권을 유지하려는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삼성의 경우, 승계규정에서 이사회가 CEO 승계업무를 맡고 업무전권을 인사부서에 위임하도록 했다. 모범규준에 맞추되 오너의 실질적 인사권을 보장하려는 조치다. 아울러 부사장급 및 임원급을 일괄적으로 후보군으로 정해놓는 방식으로 구색을 맞췄다. 이번 삼성자산운용의 CEO 후보 선정·심사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