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해외증권 보유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525억달러(약 62조원)로 전년 보다 108억달러(13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 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1149억달러(약145조원)로 3/4분기 중 6억달러(약7100억원) 감소한 반면, 보험사는 30억달러(3조5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사의 해외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저금리와 장기우량채 공급이 줄면서 수익률이 좋은 운용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의 해외채권과 KP(코리안 페이퍼:Korean Paper)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KP는 국내 기업이나 금융사가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을 말한다. 9월 말 기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외화로 발행한 KP에 대한 투자는 208억6000만달러(25조원)으로 3분기 만에 지난해(186억1000만달러)보다 22억달러(2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 2011년 70억7000만달러, 2012년 79억7000만달러, 2013년 202억000만달러, 2014년 186억1000만달러에 이어 3분기 말 208억6000만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 지난 10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규제완화로 인해 내년부터는 보험사들의 외국환업무가 확대돼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는 환전, 비거주자 원화대출, 증권의 매매, 해외신탁, 외화자금 차입 등을 업무에 추가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외화대출, 외화대출채권 매매 등 일부에 한해 가능했다. 비거주자에 대한 원화대출의 경우 현행 은행 및 증권업종에만 허용되고 있으나, 향후 보험사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다. 해외부동산 매매의 경우 매매차익, 임대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어 고객 보험금의 운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은행과의 협약을 통한 소액 외화이체업도 허용돼 환전, 비거주자 원화대출, 증권의 매매, 해외신탁, 외화자금 차입 등을 업무에 추가할 수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시장 전체가 저금리에 직면하는 등 국내 투자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져 이를 대체할 방안으로 수익률이 좋은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외화 규제 완화는 곧 자산운용 규제가 완화되는 것이어서 보험사의 자산운용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