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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ELS’ 시한폭탄으로 전락하나

최성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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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1-30 00:44 최종수정 : 2015-11-30 06:46

발행잔액 100조원 육박, 중소형사 저등급채권편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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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ELS’ 시한폭탄으로 전락하나
증권사 파생결합상품의 발행액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빠른 증가속도로 증권사의 잠재적 부실위험도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저등급채권편입, 자기자본 대비 원금비보장형 파생결합상품증가 등이 돌발상황발생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 고객확보 경쟁심화로 저유동성·저신용등급채권 확대

“금융스트레스 상황발생시 보유채권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한국은행)”, “시장위험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수준으로, 증권사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한국기업평가)”

ELS, DLS 등 파생결합증권을 보는 시선이 180도 달라졌다. 지난 상반기만해도 저금리 속 금리+알파를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의 대표주자로 각광을 받았다. 대형사, 중소형사 가릴 것없이 발행규모도 늘리며 ELS판매에 올인했다. 하지만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ELS찬사는 우려로 바뀌었다. 지난 8월 중국쇼크에 따른 ELS헤지운용여건 악화로 약 1조3187억원의 손실을 입자 증권사의 잠재위험요인으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최근 과도한 ELS, DLS발행이 증권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보고서를 통해 파생결합증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증권사의 일개 금융상품에 대해 한은이 리스크축적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크게 확대되면서 상반기중 최초로 월평균 발행액이 10조원을 상회(10.2조원)했으며 발행잔액도 2015년 9월말 현재 96.3조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증권사간 수수료, 수익률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저등급채권편입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ELS도 주식처럼 고쿠폰(고수익율)을 위해서는 고위험이 뒤따르는 구조다. 경쟁심화에 따른 판매수익률 하락으로 ELS쿠폰수익률을 하향조정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인 저유동성·저신용등급 채권보유를 늘리며 그 갭을 채웠다.

우량한 AAA등급 채권비중은 2010년말부터 2015년 3월말까지 43.2%에서 25.8%로 하락한 반면 AA등급 및 A등급 이하 채권은 각각 6.2%p, 10.0%p 상승한 30.2%, 17.4%를 기록했다. 이들 AA등급 이하 채권을 모두 합치면 그 비중이 47.7%에 달한다. 저등급채권 편입이 중소형사 위주로 이뤄졌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A등급 이하 운용비중은 41.3%에서 65.0%로 껑충 뛰었다.

이 같은 저등급채권편입은 중소형사들의 자산관리시장 공략전략과 무관치않다. 판매망이 부족하고,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형증권사가 대형사와 겨루기 위해서는 가격(고쿠폰, 고수익율)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형사 파생운용부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대형사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상품구조라도 얼마나 높은 수익율을 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자금조달금리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쿠폰을 주기 위해서는 변동성이 큰 기초자산 위주로 발행하고 저등급채권을 편입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19일 한국기업평가는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과도하게 증가하는 원금비보장형상품의 발행규모를 리스크로 제시했다. 자기자본 대비 원금비보장형(ELS, DLS)잔액의 증가세(2013년 12월말~2015년 6월말)를 보면 잔액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평균증가율이 ELS, DLS 기준으로 각각 56.3%, 11.0%로 빠르게 늘었다. ELS의 경우 대신증권, KB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의 증가율이 75%p, DLS기준으로 하나금융투자, KB투자증권, 교보증권의 증가율이 20%p로 상위10개사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 홍콩HSCEI 기초자산인 ELS신규발행 중단, 리스크관리 ‘이상무’

ELS발 건전성·유동성논란에 대해 증권업계는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관련 보고서에 이름이 거론된 증권사들은 잠재위험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규정에 따른 한도내로 발행돼 잠재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하나투자증권 관계자는 “자본규모 내에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으며 규정상 그 한도 내에서 발행하며 초과발행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라며 “하반기들어 발행규모도 줄었으며 홍콩HSCEI(항셍중국기업지수, 이하 H지수)를 기초자산인 ELS신규발행도 중단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리스크관리강화에 따른 선제대응으로 위험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지난 8월 이후 편입채권 가운데 우량한 국고채 비중을 50% 이상 늘렸다”라며 “반면 롤오버(재투자) 이외의 발행규모를 줄여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관계자도 “유동성비율로 보면 업계 최상위권수준”이라며 “헤지관련 채권도 안전한 국공채비율도 제일 높아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이 불을 집힌 파생결합증권 리스크논란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생전문가는 “지난해 폭발적인 발행규모증가나 지수쏠림현상에도 아무 말이 없었던 당국이 규제의 당위성을 얻기 위해 뒷북을 치는 게 아니겠느냐”라며 “당국이 위험하다는 기초자산의 ELS의 발행을 중단한 지금 추세라면 내년에는 발행규모가 올해보다 약 20% 감소할 것이며 자연스럽게 잠재위험에 대한 논란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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