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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說)’로 끝난 삼성카드 매각…불씨는 여전

원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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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1-18 19:32 최종수정 : 2015-11-19 11:39

불리한 업황, 체크카드 득세, 삼성그룹 재편 등이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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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說)’로 끝난 삼성카드 매각…불씨는 여전
갑작스런 삼성카드 매각설은 확실히 악재였다. ‘사실무근’ 공시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던 주가와 매각배경에 대한 시장의 갑론을박은 의심을 완전히 불식시키진 못했다. 삼성그룹의 재편과정과 전업계 카드사의 영업환경 악재를 토양삼아 매각설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형국이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사진)은 1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매각설에 대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 언론이 삼성그룹이 삼성카드 매각을 위해 NH농협금융에 제안하고 NH농협 역시 T/F를 만들어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카드 지분 총 71.9%를 매각하며 NH농협금융에 5조원을 제시했다고 구체적인 가격까지 언급됐다.

삼성 측은 곧바로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보유지분 매각설에 대해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도 “NH농협카드 분사 후에나 고려해볼만한 일이며 5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고 부인했다.

◇ 처음은 아닌 매각설, 왜 나오나?

삼성카드의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지난 2010년 신세계에 매각한다는 ‘설(說)’이 돌았다. 당시에도 풍문으로 그쳤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과 마찬가지로 갑론을박이 적지 않았다.

그 배경은 계속 좁아지고 있는 전업계 카드사들의 시장지위에 있다. 현재 카드시장은 정부의 주도로 체크카드가 득세하는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신용카드 발급수는 9229만장으로 전년말 대비 3만장 감소한 반면 체크카드는 1억420만장으로 343만장(3.4%) 증가했다.

발급 수는 물론 성장성에서도 신용카드는 체크카드에 권좌를 넘겨주고 둔화되는 추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계좌와 직결되는 체크카드는 은행계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라며 “비록 수익성에선 신용카드보다 못하지만 점유율 확대에선 이만한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카드사의 수익확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수익의 30~40%를 차지하는 가맹점수수료가 0.7%p 낮아지면서 6700억원의 손실이 예고됐다. 더불어 삼성페이 등 쏟아져 나오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카드사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삼성그룹 재편도 힘을 보탰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 체제의 본격적인 출범을 뜻하는 방산부문과 화학부문 계열사 매각은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몫했다. 바이오-금융-전자 구도로 재편하겠다고 했지만 금융계열사도 안심지대는 아니라는 시장의 인식이다.

◇ 사실여부 막론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삼성카드 매각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확실히 악재다. 보도가 나온 17일 장초반에는 주가가 3만3350원에서 3만2100만원으로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이미 떨어지는 주가에 매각보도가 기름을 부은 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란 브랜드가 마케팅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커 매각설은 사실여부를 막론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 매각설은 이번에 일단락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불씨까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이미 금융권 한쪽에서는 매각시기와 인수후보를 나름 점쳐보고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움직임이 일부 포착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카드가 매물로 나온다면 무관심할 회사는 없을 것”이라며 “카드분사를 앞둔 농협금융, 대우증권 인수에 나선 KB금융, 신한금융 등을 막론하고 다들 나름의 계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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