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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살이 접고 집 사겠다면

웰스매니지먼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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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0-27 13:24 최종수정 : 2015-10-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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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살이 접고 집 사겠다면
최근 방영된 sbs스페셜 ‘아파트 혼란의 시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사람들과 내릴 것이라는 사람들, 외국의 사례들, 각자의 판단에 따라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소개됐는데, 정작 이 프로그램에 나레이터로 참여했던 개그맨 정성호 씨의 마지막 멘트가 핵심이었다. 전세난민이었던 그는 프로그램을 끝내면서 “아직도 (집을 사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집값이 많이 하락해도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는 건 확실히 알겠다”는 맺음말을 남겼다.

전셋집은 점점 사라지고 그나마 남아있는 전셋집은 보증금이 뛰고,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턱없이 모자르다. 한편으론 대출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인데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의미하는 전세가율도 크게 올라 서울 평균이 70%를 육박하는 등 매입 조건은 무르익었다. 하여 전세살이에 지친 세입자들이 내 집 장만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집값 하락과 대출금리 상승 전망이 결단을 주저하게 만든다. 사상최대 분양이 쏟아진다는 것도 찝찝하다.


무모한 투자, 무리한 대출을 일으킨 집 장만을 적극 반대해온 <Wealth Management>지만 지금 시점에서 적어도 이런 조건을 갖춘 분들께는 “사도 돼”라고 그린라이트를 켜 드리고자 한다. 대출을 활용했을 때 매달 부담할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도 설명해 드리겠다.
위기와 기회는 언제나 공존한다. 위기가 닥쳤을 때 내가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 된다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


Ⅰ. 이건 알고나 사자
공급 최대·집장만 심리하락…그래도?


능력 되는 범위에서 사라


아파트 분양시장에 사상최대 물량이 쏟아지고 대출 받기는 더 힘들어지고 집값폭락론도 흘러나온다. 마치 “이래도 살래?”라고 위협하는 것 같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런 일이 벌어져도 내상이 크지 않을 것 같다면 사도 괜찮은 것이다.


올해 건설사들의 아파트 공급 물량이 사상최대라고 한다. 올 상반기에만 작년보다 50%가량 늘어난 21만 7796가구를 쏟아냈다. 10월에 나온 물량도 10만 8000여 가구로 6년 이래 가장 많다. 부동산 경기가 한참 동안 얼어붙어 있다가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가 증가하는 등 활기가 돌자 건설사들이 미뤘던 분양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탓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주택 거래량은 81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증가, 실거래가 집계 이후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전세가는 뛰는데 내집마련 심리는 감소
가격이 좋을 때라 분양이 쏟아지기는 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2018년 인구절벽’과 같은 하락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올해의 대규모 분양을 두고 ‘밀어내기’라는 표현이 붙었다. 그로 인해 매입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국내 가구의 83.7%가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반면, 2014년에는 79.1%로 4.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에서 81.8%→73.5%로 크게 줄었다. 이와 같은 우려는 집 장만 대신 임대 수요만 키워 전세가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대출규제 강화 시작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저금리와 각종 지원책으로 부동산시장에 군불을 때던 정부가 돌연 “정부가 빚내서 집 사라고 한 적 없다”는 발언으로 뒤통수를 치면서까지 발을 빼는 모습이다. 지난 7월말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핵심은 대출금 원리금 분할상환이다. 내년부터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이자만 내다가 원금은 만기 때 갚은 방식은 안 되고 원금과 이자를 함께 나눠 갚는 대출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대출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실 대출 규제 강화는 이미 시작됐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의 한도금액을 설정할 때 방 1개당 3200만 원씩을 대출한도에서 차감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방이 3개인 집의 경우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금액이 예전보다 1억 원이나 줄어든다.
정부의 규제 강화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돈이 많이 부족하면 무리해서 집 사지는 말라는 것이다. 대출을 받더라도 원금까지 나눠갚을 정도로 능력이 되는 범위에서만 받으라는 것이다.


세입자도 리스크 안고 있다
집을 사는 사람만 위험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집주인은 집주인대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리스크를 떠안는다.
집주인은 주택가격이 하락할까 걱정을 한다. 세입자는 주택가격 하락과는 상관없을 것 같겠지만 시세가 크게 하락해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힘든 상황에 이르면 집값 하락이 내 문제가 된다. 집주인은 자산가격 하락이라는 리스크를 지고, 전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하는 신용리스크를 떠안는 것이다. 그러니 전세가율이 과도하게 높은 집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세살이 접고 집 사겠다면


Ⅱ. 나는 집 사도 되나
3가지 조건 된다면 지금 사도 괜찮아


능력·멘탈이 중요


지금 같은 불안한 상황에서 집을 사도 괜찮을까? 사도 괜찮은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면 주저할 필요가 있겠나. 집 살 때 따져봐야 할 항목들은 너무나 많겠지만,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큰 파도가 몰려와도 걱정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Wealth Management>는 줄곧 과도한 부담을 떠안고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능력이 허락된다면 실거주 목적의 내 집 장만은 언제든 좋다고 강조했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도 낮고 선택지도 많다. 지금 내가 집을 장만해도 되는 상황인지 체크해보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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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세가율 70% 넘었다면
전문가들은 전세 보증금이 시세의 70%를 넘어가면 집을 사도 괜찮다고 말한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그 정도로 줄었다면 조금만 더 부담을 지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70%를 넘어 90%에 육박하는 집도 있고 거의 매매가에 도달한 곳도 있다는 말이 들린다.
부동산114가 서울과 수도권 61개 시구의 3.3㎡당 매매가를 조사했더니, 44곳의 매매가가 역대 최고가의 90% 수준을 넘어섰는데, 그중 많이 오른 곳은 대체로 전세가율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매입 욕구를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현재 세 들어 살고 있는 집의 전월세 보증금이 매매시세의 70%를 넘어섰다면, 그리고 그 보증금이 전액 자기 돈이라면 매매를 노려볼 만하다.


2. 집값 떨어져도 덤덤할 수 있다면
재계약할 때마다 보증금을 엄청나게 올리니 집을 사고 싶긴 한데, 지금이 꼭지라서 머지않아 하락세로 돌아설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더 싼값에 사고 싶은 건 모두의 바람, 좀 더 참고 견뎌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앞날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지금 집 장만을 고민하는 이유가 투자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어차피 계속 살아야 할 집이라면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실제로는 별 상관이 없다. 집값이 올라도 팔기 전엔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아니고, 다른 데로 이사해도 이사할 집 역시 오른 값을 주고 사야 한다. 다주택자라면 모를까 1주택 보유자는 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집 장만 조건 목록의 앞자리에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집값이 어느 정도 하락해도 가계와 멘탈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 같을 때 내 집 장만을 노려보자.


3. 매달 100만원 이상 저축한다면
내 집을 장만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전액 준비한 상태가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다행히 전세보증금은 전부 내 돈이고 전세가율도 70%를 넘는다. 그러니 나머지 30%에 해당되는 돈만 추가로 빌리면 될 것이다.
집값이 5억 원이라면 1억 5000만 원이다. 대출조건에 따라 매월 은행에 갚아야 하는 상환금액이 크게 달라지겠지만, 현재 매달 꼬박꼬박 100만 원 정도씩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면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이자에 원금까지 함께 갚는 원리금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허리띠를 조금만 더 빠듯하게 조이면 상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5장, 아파트 담보대출 상환플랜 편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원리금분할상환 방식은 부담된다면 올해를 넘기지 말고 실행해야 한다. 원리금분할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신규 분양 아파트를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Ⅲ. 이런 집을 사라
‘젊은 곳’에 ‘젊은 집’을 사라


수요가 가격하락을 막아주리니


아파트가격 상승세가 꺾여도 수요가 받쳐주면 남들보다는 낙폭이 덜할 것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서 장만해야 한다. 수요가 있을 만한 평형이어야 한다. 또 같은 값이면 오래된 집보다는 새 집을 선호하는 것이 모두의 마음이다. 이들을 모아서 한 단어로 묶는다면 ‘젊은 곳’이다.


수요 많은 곳에서 사라
2012년 오피스텔에서 전세로 거주하고 있던 직장인 A씨는 당시 인근에서 시세가 꾸준하게 하락하고 있는 소형 아파트를 매입했다. 그가 집을 산 이유는 한 가지였다. 시세가 비싸지 않아 젊은 층의 전월세 수요가 많은 지역인데다, 근처 대규모 공장 부지에 IT단지가 들어선다는 뉴스를 봤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도 전세가율이 70%를 살짝 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매매시세가 하락해도 전월세 가격이 어느 정도 선에서 유지된다면 부담은 적겠다고 판단해 매입을 결정했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본인이 들어가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2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때 시세는 그의 매입가보다 더 빠지기도 했지만 결국엔 약 15%의 차익을 내고 팔 수 있었다. 예상대로 IT단지 공사가 시작되는 무렵부터 매매가가 돌아섰던 것이다.
A씨의 경우처럼 자체적인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면 역세권 등과 같이 교통편이라도 좋아야 한다.


이왕이면 대단지
이사할 집을 알아보던 B씨는 살던 곳에서 차로 10~15분 거리의 동네에서 연립주택단지를 발견했다. 아무리 아파트가 아니라지만 인근 아파트들보다 시세가 상당히 낮았다. 반면 전세가 차이는 그만큼 크지 않았다. 실거주자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근처에서는 아파트공사가 진행되고 공장도 헐리고 있었는데 재개발될 경우 대지지분 100%의 가치가 부각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B씨는 그곳을 매입하지 못했다. 동수는 10개나 되는데 매물이 귀해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던 탓이다. 두 달을 기다렸는데 딱 두 채를 구경할 수 있었다. 재개발되지 않는 한 팔 때도 그럴 게 뻔했다. 차익에 대한 기대보다는 거래가 없는 것이 매입을 유보하게 만들었다.
평생 한 집에서 살 게 아니라면 필요할 때 매매하거나 세를 놓을 수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넘길 수 있다.


중소형 평형을 사라
아파트를 분양받기만 하면 곧바로 프리미엄이 붙던 시절, 아파트는 클수록 잘 팔렸다. 큰 집이 시세 차익이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시장이 돌아서면서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했는데 미분양 아파트 대부분은 40평대 이상의 중대형 평형이었다.


실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력 평형은 방이 3~4개에 화장실이 2개 딸린 30평대다. 그런데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다가오면서 이것도 크다는 소리가 나온다. 자식을 결혼시킨 부부에게 방 3~4개짜리 집은 과하다. 더구나 은퇴자금이 충분하면 모를까 자산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집을 처분해 은퇴 자금에 보탤 필요도 있다.


그래서 베이비부머나 경제력이 부족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후반 세대들에게 어울릴 만한 방 2~3개짜리 20평대, 혹은 30평대 초반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다. 수요만 꾸준하다면 집값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새 집이 좋아
주택시장 양극화의 이면을 살펴보면, 새 집과 헌 집의 가격 차이에서도 나타난다. 구도심에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의 시세보다 훨씬 높아도 청약자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다. 새 집을 찾는 수요는 이어질 것이다.
주요 지역 인근에서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나 기존 도심에서 새로 짓는 주택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Ⅳ. 어디에다 장만할까
경기로를 주목하라


키워드는 재건축·이주수요 풍부


앞에서(P32~33)에서 언급한 ‘이런 집을 사라’는 기준을 고려해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두 곳에서, 10월 8일 이후 신규 분양 단지 중에서 각각 추천을 받았다. 여기서 추천한 곳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각각 추천한 단지의 특성을 살펴보면 내 집 마련을 위한 선택 기준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114 추천
부동산114는 서울에서 재건축 단지를 추천했다. 올해 4분기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반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서초구 재건축 단지가 두 곳 추천됐는데, 부동산114 자료로는 최근 강남구에서 서초구가 약진하고 있다. 이의 배경에는 반포·잠원동 일대의 매매가격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2008년 3.3㎡ 당 2893만 원을 기록한 반포동 매매가격은 반포자이(3401가구)와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가 입주한 이후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현재는 3837만 원으로 크게 뛰었다. 잠원동 일대도 재건축 사업성이 높게 나타나면서 매매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추천된 서초구 재건축 두 곳은 한강 변에 인접하고, 서초구 법원 그리고 강남권 직장인 실수요를 갖춘 곳이다.
경기도의 추천 분양 단지를 보면 삼성전자 등 기업체가 밀집해 수요가 뒷받침 되는 곳이 주로 추천됐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소사3지구 분양은 평택 자동차 공장, 미군 기지 이전에 따른 호재를 기대할 수 있다.

전세살이 접고 집 사겠다면


리얼투데이 추천
리얼투데이는 전세수요자들이 관심 가져볼 곳으로 모두 경기도 지역 분양 단지를 추천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긴 순이동 인구는 1만 291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5663명)보다 약 2배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은 각각 6만 9406명, 6927명 순유입됐다. 서울에서 나와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으로 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전세살이 접고 집 사겠다면


서울 전세자금이면 경기도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도 있는데, 9월 말 기준 경기와 인천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900만 원 안팎이고, 서울 전셋값은 3.3㎡당 1200만 원에 육박했다.
추천 이유를 보면 교통 편의성에 대한 고려로 인근 지하철역, 서울 강남권 진입 용의성 등이 언급됐다. 또한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대형마트, 병원, 교육 시설 등에 대해서도 고려됐다.


Ⅴ. 아파트 담보대출 상환 플랜
1억원을 3%로 10년간 빌렸다면?


원금만기상환은 월 25만원·원리금분할상환은 월 96만원


수억에서 수십억 하는 집을 살 때 대부분은 대출을 받는다. 하지만 그냥 대출을 받으러 가지 말고, 대출금을 어떤 방식으로 상환하고, 대출 기간은 얼마로 할 것이며, 그에 따른 월 상환액은 얼마인지, 그것이 부담되는 수준은 아닌지 먼저 따져보자.


맞벌이하고 있는 A씨(38세)는 내년 봄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A씨가 사는 아파트의 전셋값은 3억 5000만 원이다. 최근 뉴스를 보니 입주 2년 차인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이 2년 전보다 약 7400만 원이나 올랐다는데, 내년 봄에도 상황이 별로 좋을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A씨는 차라리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 어떤지 고민이다. 현재 A씨가 사는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0% 수준을 넘었고, A씨는 현재 월 저축액은 100만~150만 원 정도이며, 집을 사서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도 없다. <Wealth Management>가 제시하는 내 집 마련 기준과도 맞는다.


물론 단순한 결정 사항은 아니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하는 집을 내 돈만으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고, 일반적으로 대출이 필요하다. 대출받는다는 것은 매달 갚아야 할 그 무엇인가가 생긴다는 것이다.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가기 전에 △갚아야 할 돈이 얼마인지 △장기적으로 빚 부담이 어느 정도가 될지 △대출 상환 기간이 얼마나 될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자.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 등의 대출금 계산기를 이용하면 쉽게 계산해 볼 수 있다.


원금만기 일시상환을 선택한다면?
대출은 빌릴 수 있을 만큼 받는 것이 아니고 갚을 수 있을 만큼만 받는 것이다.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지의 기준점이라면 대출금 월 상환액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크다. 월 상환액은 대출금 상환 방식, 대출 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잘 계산해 보고 선택해야 한다.
대출금 상환 방식으로는 원금만기 일시상환 방식,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방식, 원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이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이 무엇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1억 원을 대출받을 때 대출 금리, 대출 기간, 대출 상환 방식에 따라 월 상환액이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 보자. 우선 만약 A씨가 1억 원을 10년간 금리 3%(고정금리)로 원금만기 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받는다고 가정해 보자.<표1 참고> 이때 A씨의 월 상환 이자는 25만 원이다. 물론 금리가 높다면 월 상환 부담도 늘어난다. 금리가 5%로 오르면 월 이자는 약 41만 7000원이 될 것이다. A씨의 한 달 저축 여력이 최소 100만 원은 되므로, 이 정도 대출 이자가 큰 부담은 아니다.
대출 기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한다. 월 상환액에는 차이가 없어도, 총 이자비용은 대출 기간이 길수록 많다. 예를 들어 대출 기간이 10년이면 총 이자 비용은 3000만 원이지만 30년이면 이자만 9000만 원이다.
대출 원금 1억 원을 어떻게 상환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중요하다. 중도상환으로 만기의 상환 부담을 낮춘다거나(물론 중도상환 수수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20년 후에 퇴직금을 받아서 갚겠다 등의 나름이 자구책이 필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집값이 그만큼 올라가면 집을 팔아서 마련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왕이면 그래도 수요가 뒷받침되는 곳 등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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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을 선택한다면?
대출 총 이자 비용을 줄이는 좋은 방법은 원금도 같이 갚아나가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이다. 매월 같은 금액을 상환하므로 상환계획을 세우기도 쉽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대표적이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계산기를 이용해 1억 원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한다고 했을 때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월 상환액은 <표2>와 같다. 이율이 3%(고정금리)일 때 10년 만기로 하면 월 상환액은 96만 5607원이다. 이는 A씨의 한 달 저축액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그 외의 생애 이벤트 준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빚을 빨리 갚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다른 생애 이벤트를 잘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머니룰스의 저자 게일바즈 옥스레이는 “빚을 빨리 갚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재정의 균형이 먼저”라고 말했다. 따라서 총 이자 부담은 늘겠지만, 대출 기간을 좀 늘려 다른 재정 이벤트를 함께 준비해 나가도록 하자. 대출 기간을 20년으로 하면 월 상환액은 약 55만 5000원, 30년이면 약 42만 2000원이다.
사실 대출 기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총 이자 비용이 적으니 대출 기간을 짧게 가져가라고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자녀 교육비 등이 적게 들어 여유가 있고, 맞벌이 등으로 높은 소득 수준을 앞으로도 몇 년간 유지할 수 있고 저축 여력도 어느 정도 된다면 대출 기간을 짧게 해 바싹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것도 괜찮다. 또한 월 상환부담을 낮출 수 있으니 대출 기간을 늘리라고 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월 상환액이 너무 부담되는 수준으로, 저축도 못 하고 현재의 지출 규모도 확 줄여야 할 정도라면, 대출 기간을 늘려 가계부의 숨통을 틔우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전세살이 접고 집 사겠다면


가계부 사정에 따라 밀당하기
가계부에 여유가 있을 때 더 많이 갚고 그렇지 않을 때 부담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지금 소득이 높지는 않지만, 앞으로 승진 등으로 소득이 늘 것으로 생각한다면 체증식 분할상환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3% 금리로 10년간 대출한다고 했을 때, 체증식을 선택하면 첫 달에는 약 25만 5000원이고 점점 월 상환액이 늘어 마지막 달에는 대략 175만 1000원을 내면 된다. 단 이 상환 방식은 40세 미만만 이용할 수 있다.


지금은 여유가 있지만, 자녀 출산,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변화 등으로 앞으로 소득이 줄고 지출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면 체감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1억 원을 3% 금리로 10년간 대출받으면, 첫 달에는 약 108만 8000원이고 점차 상환액이 줄어 마지막 달에는 83만 5000원 정도를 내면 된다.
대출금 중 일부를 만기일시 상환금액으로 지정하고 나머지를 원리금 분할상환하는 방법도 있다.


만기일시 상환액 비중은 10년 30% 이내, 15년 20% 이내, 20년 10% 이내에서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 원 중 30%인 3000만 원을 만기일시 상환금액으로 선택하면, 월 이자 부담은 67만 6000 원정도(대출 만기 10년, 금리 3% 가정)이다. 단, 대출 기간이 30년 이상이면 불가능하다.
1년간 거치기간을 둘 수도 있는데, 1년간 이자만 내고 1년 후에 원리금 분할상환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러면 처음 1년간 대출에 따른 가계부 절벽에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원리금은 거치기간이 없을 때보다 많다.


원금 균등분할상환을 선택한다면?
원리금 분할상환보다 더 총 이자가 적은 것은 바로 원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이다. 매월 상환하는 원금이 균등한 방식으로 원금이 매월 같은 비율로 줄며, 이자도 줄어든다. 매달 상환하는 금액은 달라진다. 1억 원을 금리 3%로 대출받아 10년간 상환한다면 매달 갚은 원금은 83만 3333원이다. 그렇게 첫 달 상환금은 약 108만 3000원이고, 60개월 째는 96만 원, 마지막 달에는 83만 5000원 정도이다.


김창경 기자, 유선미 기자
제공 웰스매니지먼트(www.wealthm.co.kr) / 한국금융신문 자매지





웰스매니지먼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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