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은 22일 첫 집행하는 3000억원 규모의 해외온렌딩 자금을 우리은행 창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온렌딩이란 수은이 특정 중개금융기관에 중소기업 대출용 정책자금을 제공하면 해당 금융기관이 심사를 거쳐 대상기업에 대출하는 간접금융제도다. 수은이 우리은행에 정책자금을 제공하고 수출 중소기업들이 우리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대출을 신청하면 우리은행이 심사를 거쳐 대출을 집행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 영업점이 13개에 불과한 수은은 우리은행의 전국 974개 영업점을 고객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고 수출 중소기업들은 보다 편리하게 저리의 정책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입장에선 보다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한편 수은으로부터 저리의 자금을 조달받아 마진을 남길 수 있다. 수은과 시중은행, 중소기업 간의 ‘윈윈윈’ 효과가 나는 것이다.
수은 관계자는 “평소 수출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더라도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수출 중소기업에 적합 상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며 “수은법 24조에 따라 수은은 시중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과 협력 및 보완에 힘써야하는데 이번 해외온렌딩이 그 책무와도 딱 맞아떨어지는 상품”이라 말했다.
이번에 처음 시행되는 수은의 해외온렌딩은 지난 3월 정부 주관으로 개최된 ‘제1차 해외건설·플랜트 수주지원 협의회’ 후속조치로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선보이게 됐다. 수출 중소기업이 우선 지원 대상이며 중견기업의 경우 건설·플랜트 업종이면 가능하다. 원화와 외화대출 모두 가능하고, 대출만기는 자금 용도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은행에서만 신청할 수 있고 영·호남 지역의 핵심 기반산업인 해양기자재 산업 지원을 위해 지난 10일 부산은행과 해외온렌딩 취급 약정을 체결했다. 내년부턴 모든 시중은행으로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온렌딩은 해외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에게 전대금융을 통해 현지에서 자금을 지원했던 수은이 그 범위를 국내 수출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수은은 1978년부터 전대금융을 시행하고 있다.
전대금융은 수은이 외국 현지은행과 신용공여 한도계약(Credit Line)를 설정하고, 현지은행이 해당 지역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외국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수은은 러시아, 터키, 브라질, 인도, 나이지리아 등 해외 14개국 35개 은행에서 680억 8000만 미달러 규모의 신용공여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또한 최근 5년간 총 13조 7138억원을 전대금융을 통해 해외진출 중소기업들을 지원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