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이 전방위로 떨어지며 2차 하락국면에 진입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7월 국제원자재가격이 6월말 대비 7% 폭락했다. 먼저 국제유가(WTI유 기준)는 6월말 배럴당 59.36달러에서 지난달 24일 48.60달러로 18.1% 급락했다.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가격도 추락하고 있다. 금가격은 지난달 20일 온스당 1088.05달러로 강력한 지지선인 1100달러가 붕괴됐다. 시장에서 금 가격이 1100달러 이하로 하락한 것은 201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원자재의 양대산맥인 유가, 금값이 폭락하며 원자재 가격의 국제적 기준인 CRB 원자재가격지수도 7.0% 하락했다.
원자재가격 급락의 원인은 먼저 미국 3차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금리인상이다. 9월이나 12월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며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강세로 글로벌 투자자금의 이머징경제 유출에 의한 경기침체압력이 가중되고, 그 결과 원자재수요부진 우려로 확대되며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중국경제침체에 따른 수요부진 우려도 요인이다. 글로벌 경제는 선진국의 완만한 회복과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 경제의 부진이라는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선진국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중국 주도의 개도국 경제침체조짐을 보이는 등 수요 쪽에서 이중악재가 겹치면서 구조적 하락요인에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관심은 올 하반기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의 추세보다는 하락폭”이라며 “지난해 하반기의 큰 폭 하락세를 재현할 것인지 아니면 올 1분기 전저점 수준에서 안정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자재시장 위축으로 선진증시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K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하락이 원유/귀금속/산업금속 그리고 곡물까지 확대되고 있다”라며 “특히 안전자산인 금의 하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진국 증시 밸류에이션(PER)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금 가격하락은 선진국증시 비중확대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