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동국대 경영대 초빙교수(사진)는 3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회에서 공동주최한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방안 문제 진단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왜 하려는 지는 이해하지만 왜 꼭 해야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며 “경제적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만 남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시 기대효과는 인터넷과 모바일이 활성화되면 어느 은행이나 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보다 은행 전반에서 활성화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비대면 대출은 심사와 사후 모니터링에서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는 양날의 칼”이라며 “장기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쟁력과 수익성이 불투명해 무리하게 영업을 확장하다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내놓은 인터넷전문은행 예상 시나리오는 존립 불가능한 경우와 존립했을 경우 각각 두 개씩 총 넷이다.
먼저 저축은행 부실을 가져 온 ‘88클럽’의 재림이다. 중금리와 비대면 가계대출 위험성이 급증해 가계대출 악화는 물론 가장 먼저 부실화 돼 가게부채 기폭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신88클럽’화 하는 첫 번째 시나리오다.
두 번째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생존을 포기하고 은행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시 완화해 준 산업자본 지분 한도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음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생존하는 경우다. 그러나 이는 용두사미형으로 근근이 생존하는, 무해무익한 금융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이 경우 기존 은행에 인수합병 돼 인터넷전문은행이 소멸하거나 자회사화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형 제도권 대부업체가 되는 전망이다. 고금리 대출로 영업확대 및 수익성을 유지하며 사실상 은행의 탈을 쓴 고리대금업자로 생존하는 시나리오다.
이 교수는 “이처럼 위험한데도 정부가 왜 특혜를 주면서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을 하려고 하냐”고 반문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