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익 구조, 급변하는 환경, 높아지는 소비자 니즈 등에 대응하면서도 비용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꾀해야하는 만큼 전략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점포 확장 경쟁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비대면 채널이나 아웃바운드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은행들이 등장하면서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에 발맞춰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복합점포나 은행들의 미래 먹거리가 분명한 은퇴시장과 웰스매니지먼트 사업 특화 등 리테일 성장동력 확충에도 열심이다.
◇ 아웃바운드로 고객니즈 충족
국민은행은 기업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고객을 찾아 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채널 ‘SBM(SOHO/SME Biz Manager)’을 도입했다고 6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점포수 1161개로 시중은행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전통적 오프라인 리테일 강자 국민은행이 아웃바운드 영업을 선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협은행 점포수가 1195개로 국민은행보다 많긴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점포수 1000개가 넘는 은행은 없다.
SBM은 점주권 우량 기업고객 집중 유치 및 마케팅 역량 확산을 위한 아웃바운드 마케팅 전문가 조직이다. 기업금융관련 직무 3년 이상 경력자 중 공모와 지역본부장 추천을 통해 선발된 우수 인력 30여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이달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하반기엔 상반기 상황을 고려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BM의 기본 서비스는 인근 영업점과 연계한 기업여신 신규 발굴 및 지원이다. 향후 재무 및 경영전반에 대한 기업가치 향상 방안, 세무 및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관리 컨설팅 등 기업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찾아가는 One-Stop 금융서비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 은퇴설계로 리테일 강화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을 통해 자산가 공략에 주력해온 신한은행의 다음은 은퇴시장이다. 이를 통한 고객기반 강화로 리테일 성장동력 삼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4월 ‘신한미래설계’ 브랜드 론칭 이후 시중은행 중 가장 공격적으로 은퇴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브랜드 선포 당시 70개였던 은퇴전용 상담창구 미래설계센터를 지난 1월 전국 255개 영업점에 325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325개 영업점에서 은퇴상담 전문가인 ‘미래설계 컨설턴트’와 은퇴설계 시스템인 ‘S-미래설계’를 통해 은퇴설계 뿐만 아니라 상속, 증여 등 심층상담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은퇴설계 시스템 ‘S-미래설계’는 기존 재무 중심 은퇴설계에서 벗어나 은퇴와 관련된 최신 제도와 트렌드 및 포트폴리오 조정 등 다양한 상황을 반영해 노후대비를 위한 정확한 준비상태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 복합점포 통해 CIB 경쟁력 제고
농협은행은 복합점포 출점으로 CIB 복합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리테일 장점에 지난해 농협금융지주가 인수한 우리투자증권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1월 5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빌딩에 국내 첫 복합점포 ‘NH농협금융플러스센터’를 개점했다. 복합점포 규제완화 덕분에 칸막이 없이 한 공간에서 은행과 증권 업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각각의 상담실에선 은행과 증권 내부시스템과 연결해 고객 자산상태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양사 직원들로부터 공동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농협금융은 향후 복합점포를 지속적으로 개설해 CIB 복합경쟁력 부문을 선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아직까지 큰 채널변화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포터블 영업 강화와 더불어 일선 영업점 차원에서 그간 꾸준히 아웃바운드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은퇴설계 관련 전담창구를 따로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은퇴전문 인력을 전 점포에 미리 배치했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을 앞선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한 이광구 행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핀테크 경쟁력 강화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검토 계획 등을 밝히며 스마트채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하나은행의 경우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 진통을 겪으며 채널전략 각축전에 적극 뛰어들지 못하고 있어 별다른 특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