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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외화예금 ‘승승장구’

김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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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1-21 22:17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높아지며 안전자산 선호
미국채 자금유입은 확대, 신흥국선 자금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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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외화예금 ‘승승장구’
유가·금리·환율 세 요소가 맞물려 국제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다. 금과 달러 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최고 110달러 수준이었던 유가가 새해 들어 50달러 선이 허물어졌고 주요국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1.69%까지 내려갔다.

◇ 불확실성 증가하며 금값 꿈틀

유럽 역시 양적완화 단행 전망에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4%까지 하락했고 이미 양적완화를 시행 중인 일본 장기금리는 0.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주요국 장기국채 금리가 일제히 폭락한 배경에는 스위스 중앙은행이 1유로당 1.2스위스프랑으로 고정시켜놓은 최저환율제 페지가 있다. 유로존의 양적완화에 대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프랑은 대표적인 안전자산 통화인데 스위스가 페그제 도입 이전까지 스위스 프랑과 금가격은 상당한 동행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금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금값은 지난해 11월 7일, 최근 3년 간 최저치인 1트로이온스(31.1035g)당 1142.3달러를 기록해 최저점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2년여 전만해도 6000만원을 웃돌던 1kg 골드바가 현재는 5000만원대 초반 수준에서 판매되는 중이다.

이에 지난해 말 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지난 20일 1294.2달러로 장을 마감하는 등 서서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장한 KRX금시장의 월별 거래량 추이를 살펴보면 개장 첫 달 24.3kg이 판매됐고 이후 매월 60~90kg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10월부터 연말까지 3개월간은 178.1kg, 188.3kg, 203.2kg으로 급증했다.

◇ 은행들도 골드바 전국 판매

금에 돈이 몰리면서 판매에 소극적이던 은행들도 전국 영업망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3년 은행권 최초로 골드바 판매에 나섰던 신한은행은 처음부터 전국 영업점에서 이를 시행했다.

반면 다른 시중 은행의 경우 PB센터 위주의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다 최근 들어 전국 점포로 골드바 판매를 확대하며 영업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2013년 3월 PB센터 등 64개 일부 매장에서만 골드바를 판매하다 지난해 12월 전 영업점으로 판매를 확대했고, 2013년 10월 일부 점포에서 시범 판매하던 우리은행도 지난해 8월부터 990여개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를 시작하다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9일부터 전국 영업점 판매를 실시했다. KRX금시장 거래량과 마찬가지로 은행권에서 판매되는 골드바 역시 지난해 말부터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매달 보통 2kg 내외의 판매량을 기록하던 우리은행의 골드바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39kg, 69kg이 팔렸다. 판매망 확대도 원인이지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들의 판매망 확대로 서민들의 접근성이 좋아지자 소량의 골드바 판매도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골드바 판매가 조금씩 늘긴 했지만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한 이후 거래가 급증했다”며 “이전까진 100g 위주였는데 전국 확대 이후에는 10g 짜리가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 달러예금·글로벌 채권 수요 증가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달러예금도 나홀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2014년 12월말 거주자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거주자외화예금은 611억 1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23억 3000만달러가 감소했다. 통화별로 살펴봐도 달러예금은 20억 3000만달러, 위안화 예금은 4억 7000만달러가 줄었다.

그러나 기업예금이 전월 581억 1000만달러에서 12월 552억 1000만달러로 29억달러 감소한 반면 개인예금은 같은 기간 57억 3000만달러에서 59억달러로 1억 7000만달러 늘었다. 개인들의 돈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린 것이다.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팀장은 “안전자산 선호 관점에서 예전엔 달러가 양적완화로 가치가 떨어지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었는데 실제로 시장에선 경기가 흔들릴수록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강해 금 대비 달러가 오히려 보유했을 때 가치가 유리하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산가들의 경우 전통적으로 금을 선호해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가격 하락 시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신 팀장은 “선진국 채권 위주의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 펀드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투자는 욕심내기 보단 3~6% 수준의 보수적인 목표를 잡으라”고 조언했다.

손휘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진시장, 특히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모습이며 ECB 국채매입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서유럽 펀드 또한 견조한 자금 유입 기록했다”며 “반면 신흥시장의 경우 채권 또한 자금 이탈이 더욱 확대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자금흐름 역시 “채권형 펀드 및 MMF로는 자금이 유입된 반면 주식형 펀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됐다”며 “글로벌 변동성의 확대로 국내투자자들 또한 위험관리에 돌입,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이동시키는 경향이 발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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