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바이오·의료업종은 최근 코스닥 상장이 활발해 시장수요가 높아진 추세라 투자규모가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9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3분기 누적기준 VC업계의 신규투자액은 1조780억원, 업체수는 619개다. 업종별 신규투자 비중을 보면 바이오·의료업종이 17.1%로 가장 많으며 전통투자처인 ICT제조는 13.3%(1430억원)로 주저앉았다. 작년만 해도 ICT제조는 VC 신규투자의 21.3%(2955억원)를 차지하며 시장을 리드한 업종이었다.
ICT제조분야는 국내 주요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부품 및 소재산업을 말한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로 대변되듯 최근 이 업종의 부진이 VC투자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와 관련된 전기·기계·장비업종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3분기까지 신규투자액은 1171억원(10.9%)으로 지난해 수준(2297억원, 16.6%)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늘고 판매가격도 떨어지면서 ICT제조업의 수익성이 하락한 게 원인”이라며 “이제 ICT 쪽은 시장성장이 침체돼 한계에 왔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바이오·의료는 투자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3분기 누적 신규투자액은 184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1463억원)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오·의료업종은 기능성 식품, 건강, 제약 등 생명공학에 관계된 산업을 뜻한다.
신약 해외수출 증가와 인구고령화 가속, 대기업들의 잇따른 진출로 성장성이 부각된 게 투자확대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의료업종의 해외진출이 가시화되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모집 및 기업공개(IPO) 준비도 한창이다. 오는 11일에는 VC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바이오투자포럼이 열린다. 바이오·제약업체들이 잇따라 코스닥에 상장된 것도 호재다.
VC업계 관계자는 “VC들은 주로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어 바이오·제약업체들의 잇따른 상장은 좋은 기회다”며 “자세히 보면 전통적인 제약업보다는 소비재유형의 제약 및 바이오업체의 성장이 눈에 띄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