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현대차, 가맹점 수수료 협상 난항

KB국민카드와 현대자동차는 가맹점 계약기간이 끝나는 31일 현재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재로선 현대자동차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가맹 계약은 해제될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를 구매할 소비자들은 11월부터 KB국민카드로 결제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KB국민카드에 이달 말 가맹점 수수료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갱신을 거절하겠다고 공문을 발송한 이후 양사가 두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가 요구 중인 가맹점 수수료율 0.7%에 대해 “현대차에 가맹점 수수료율 1.75%를 제안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해 적정 수수료율을 산출한 것이 1.75%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가 현대차에 제안한 1.7.5% 수수료율은 현재 현대차가 지급하고 있는 자동차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 1.85%에 0.1% 낮춘 수치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수수료율 인하 폭이 너무 낮아 수용하기 어렵다며 실효성 있는 수수료율을 좀 더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와 현대차는 가맹점 계약 만료시점 하루를 앞둔 이날 계속해서 수수료율 협상을 벌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대차 고객이 KB국민카드 고객”이라며 “가맹점 계약이 해지되지 않도록 오늘 계속해서 현대차와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합할부금융은 고객이 캐피탈사로부터 대출을 받고, 카드사는 캐피탈사의 대출 승인을 확인해 고객에게 ‘임시 한도’를 부여하고서 구매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고객들은 복합할부금융을 통해 차를 구매할 경우 캐피탈사만을 거쳐 차를 사는 것 보다 금리가 1%가량 낮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업체로부터 받는 가맹점 수수료 이윤을 통해 복합할부 상품에 금리 인하와 캐시백 형태로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 신용카드 회원수는 지난해 기준 950만명이다.

신한카드, 삼성·롯데카드도 내년 2, 3월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있어 KB국민카드와 현대차 간의 협상에 이목이 집중 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현대차의 ‘카드복합 할부금융 상품’ 폐지 요구에 따라 법규 위반, 소비자 권익, 공정경쟁 및 시장질서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검토하고 지난 8월 카드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아울러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의 적정 가맹점 수수료율은 1.5∼1.9%라고 기준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을 이용 못하게 되면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과 선택의 폭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