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과거 1970년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61.9세로 정년 55세 기준으로 은퇴 후 여명은 약 7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 유엔인구기금 자료에 따르면 여성은 84세, 남성은 77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국민은 55세 정년 후 약 25년간을 소득 없이 생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대여명까지 감안하면 그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최고의 은퇴준비는 현역 유지
그 긴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게다가 특별한 소득도 없다면? 최근 회자되고 있는 '실버푸어'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소득이 끊기는 은퇴 이후 가난하게 사는 이들을 의미한다. 생각만으로도 참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연금에 개인이 준비한 연금까지 모두 합쳐도 현재의 생활비 수준을 감당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지급을 보증한다고 해도 재정고갈 우려 등의 문제로 결국 지급액 축소가 불가피하고, 개인연금도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마찬가지로 소액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의 노동력에 의지하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들뿐만 아니라 은퇴기에 들어선 이들도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은퇴를 최대한 늦춰야 하기 때문이다. 정년을 맞이할 때의 소득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도 정기적 소득이 발생할 수만 있다면 길어진 인생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일이란 단순히 생계일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존엄과 가치를 주기 때문에 노년기의 일은 더욱 중요하다.
부자는 노년에도 일에서 손떼지 않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폐휴지 수거 노인이 거두는 소득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들의 평균 월 수입을 약 50만 원이라 가정한다면 그 가치는 현금 2억 원에 해당한다. 고작 50만 원의 월 수입에 2억 원의 가치가 있다니,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2013년 10월말 현재 은행 예금금리는 최고금리 기준으로 3%에 불과하다. 최고금리 기준으로 월 50만 원(세전)의 이자를 발생시키려면 현금자산 2억 원이 있어야 한다. 만약 생활비 250만 원을 이자소득으로만 발생시켜야 한다면 10억 원이 필요하다. 다소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이는 정기적인 월 소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의미한다.
은퇴 전 사회적 직위가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정기적인 소득을 발생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노년기로 갈수록 더욱 값진 격언이 될 것이다. 자신의 일을 통해 자산을 늘려가고 자신의 지식을 가지고 자산을 관리하고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자산을 사용하며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이런 경제적 자유의 근간은 소득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라고 할 수 있는 삼성가나 현대가를 보라. 이들 가문을 이룬 창업주들은 죽는 그 순간까지 현역으로 일하지 않았는가? 그 후손들도 죽는 그 순간까지 일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이다. 비록 이들 재벌과 같은 부자는 아니지만 우리도 죽는 그 순간까지 경제적 자유를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경제적 자유는 단지 풍요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가치를 지키는 존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평생 현역을 꿈꾸는 이 땅의 현역들을 응원한다.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