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신 관치…경쟁력보다 단기업적 쏠릴라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3-06-09 17:57 최종수정 : 2013-06-09 20:22

새 CEO 관료출신 급부상에 사회 논란 비화 움직임
본질가치보다 생산성 놀음·M&A 속도전 도구화 경계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신 관치…경쟁력보다 단기업적 쏠릴라
“KB금융 회장 후보 결정을 앞둔 때 특정후보에 유리해 보이는 논평이 거론됐을 때만 해도 특정 후보 편들기가 아니라 소신을 밝히려다 곡해의 소지가 끼어 든 게 아닌가 했는데 BS금융 용퇴압력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심상치 않다고 여기는 정서가 팽배해졌다.” (A 대형은행지주사 간부)

금융계 내 분위기가 주초와 주말이 크게 달라졌던 지난 한 주간 변화를 압축해서 대변해 준 전언이다. 심지어 “이러다가는 앞으로 CEO 임기가 돌아오는 곳에는 어김 없이 (관쪽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자리를 꿰 차려 들지도 모른다”는 억측까지 난무하기에 이르렀다.

금융위원장 내정 때만 하더라도 현안과 미래비전을 균형감 있게 합리적 정책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압도적이었던 것과 너무 다른 변화가 빚어진 셈이다. 이쯤 되고 보니 최근 몇 가지 단편적 상황이 공교롭게 조합을 이루는 바람에 본의와 다르게 비춰지기 알맞은 광경이 연출됐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관련 당국이 적극 해명에 나선다 손 치더라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금융계 밑바닥 정서는 쉬이 평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각은 ‘관치금융의 강도는 더욱 세어지고 적용 폭 또한 더 광범위해 지는 가운데 단기실적을 우선하는 경영행태와 전시행정적 성과주의식 금융 및 감독정책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걱정으로 번지고 있다.

◇ ‘임영록 사장 외부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의 와전

새 정부 정책과 비전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컸던 상황에서 급격한 전환을 몰고 온 것은 서로 떼어 놓고 봤을 때는 어떤 변화의 동인으로 작용하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인데 서로 맞물리고 보니 좋지 않은 쪽으로 시너지를 발휘한 탓이다. 일단 지난 1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들과 산행을 하는 자리에서 일부 발언이 금융계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와전되어 번진 것이 먹구름의 서막이었다.

신 위원장의 발언을 정확히 옮기면 “다만 관료도 능력, 전문성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루빈 씨티그룹 회장도 장관 출신이다. 임영록 사장 같은 경우에는 외부인사라고 보기도 애매하다”는 대목이었는데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곧바로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 다른 경쟁자보다 KB금융지주 임 사장을 지원하는 발언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신 위원장이 의도한 바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는 오히려 “(민간 금융계)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는 걸 철칙으로 삼고 있으며 금융위, 금감원 산하기관 인사에서 외압을 차단하는데 최선을 다했고 KB금융은 민간 금융사로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전혀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등의 내용을 강조했다.

그런데 시기가 너무 미묘했다. 신 위원장이 오해를 사기 충분한 발언 직후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임영록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만장일치 추천했다.

게다가 금융당국 수장의 오해사기 충분한 발언에 이어 BS금융 CEO용퇴 압력까지 겹치는 바람에 부정적 시나리오에 편승한 미래예측으로 번지고 있다.

임영록 회장 내정자가 차기 CEO라면 아주 당연히 제시할 수 있는 △기업가치 제고 노력 △생산성 향상 등의 원론적 주장을 편 것과 관련한 반응 역시 엇갈리는 모양새다.

신 위원장 발언이 관의 개입이며 우리금융 민영화 향방 또한 사전에 방향을 짰다고 보는 쪽에선 임 내정자의 이같은 발언조차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인력조정과 점포 통폐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론으로 연결짓는다.

물론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합리적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스타일인 임 내정자가 KB금융 기업가치 제고를 꾀한다면 단기적 재무성과보다 장기적 경쟁우위에 초점을 둘 것이기 때문에 인력조정이나 점포 축소 가능성은 오히려 기우에 가깝다는 긍정적 전망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 이장호 회장 용퇴 압력~경제관료 전면 등장 나쁜 시너지 중첩

여기다 금융감독원이 BS금융지주 이장호 회장에게 용퇴를 요구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 관치’ 논란과 비판적 우려는 더욱 크게 증폭되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BS금융 검사결과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정당성을 강조하려 애썼다. 검사결과 지적사항은 이장호 회장이 CEO이면서 리스크관리위원장과 BS금융그룹희망나눔재단이사장을 겸임함에 따라 그룹 중요 리스크 관련 의사결정을 좌우하거나 나눔재단을 그룹과 연계된 홍보활동 등에 악용할 소지가 있어 방지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는 것 등이다.

검사 결과만으로는 용퇴를 요구할 정도가 아니지만 금감원 고위관계자 발 코멘트로 반복해서 제시된 논리는 이장호 회장 장기집권과 부산상고, 동아대 등 특정학맥 인사비중이 높아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므로 선제적으로 용퇴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계 안에선 이같은 논리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BS금융과 부산은행은 지방은행계 가운데 가장 앞서는 경영실적 행진을 이어온데다 사회공헌이나 중소기업 자금공급 등에선 외국계 시중은행보다 기여도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금융노조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 경영에 과도한 개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거나 지주사 조직을 비대화시켜서 경영효율성을 떨어뜨렸던 지주사 경영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던 금감원이 엄중한 제재를 받을 사유조차 마땅찮은 현직 경영자의 진퇴를 직접 주문한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의 대응과 관련 지난 2010년 KB금융 경영진 교체기에 특정 경영인 개인비리를 들춰내는데 집중함으로써 표적감사 논란을 부른데 이어 또다시 과잉개입 및 관치감독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지적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 ‘우리은행 KB금융행, 경남은행은 DGB금융행’괴담 부추긴 CEO 인선 지형

나아가 사회적 논란은 KB금융과 농협금융 차기 회장으로 경제관료 출신 임영록 사장과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전 국무총리실장이 각각 사실상 확정된 뒤 커지고 있다. 지금 금융경제계 최대 이슈는 우리금융 민영화다. KB금융 회장이 누가 되느냐와 BS금융 이장호 회장이 임기 전 중도하차 하느냐 마느냐는 두 가지 모두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주요 자회사 인수주체 결정 문제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런 마당에 금융당국 수장의 지지발언을 등에 업고 KB금융 회장 인선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의 여지가 남았다. 이어 지방은행 분리매각 때 유효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경남은행 인수전에 유력 주자로 나설 금융사 CEO 퇴진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B대형은행 한 간부는 “본래 취지야 어찌 됐든 피인수 대상이자 정부의 민영화에 적극 협력해야 할 우리금융 회장으로는 내부 출신이 되고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른 곳에선 관료 출신이 선임될 예정이라는 모양새 때문에 특정 금융사를 밀어주려는 기획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돌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남은행을 분리매각활 것에 대비, 다각적인 준비에 한창인 특정 금융사 CEO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유 없이 퇴진압력에 직면함으로써 다른 경쟁자가 유력해 질 것이라는 관측 역시 필연적으로 대두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상황 소재를 가장 반기는 것은 정치권의 야당이다. 민주당은 6월 국회 활동과정에서 관치금융 검증 및 저지 활동에 나설 것임을 지난 주말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당장 6월 중 3대 현안 정책방향 결정을 끝내고 하반기부터 미래 금융 비전 수립에 주력하려던 신제윤 위원장의 구상이 잦은 국회 출석과 검증공세에 시달리고, 야당이 이 마저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국정감사까지 지루한 공방이 거듭되는 양상이 벌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