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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시장은 '靜中動'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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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5-28 17:25

거래 한산하지만 가격은 계속 상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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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시장은 '靜中動'
4.1대책 발표 이후 두 달여가 지났지만 부동산시장의 관심은 온통 그동안 침체됐던 주택거래가 얼마나 활성화될 지에만 쏠린 느낌이다. 또한 하락 추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매매가의 반등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려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전세시장은 한산한 거래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완만하게나마 오르는 정중동(靜中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 전세시장은 '靜中動'


갈수록 줄어드는 전세 물량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주택임대제도이자, 그동안 국내 주택임대 형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전세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전월보다 7.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720건으로 3월 1만 496건 대비 776건이 줄었다. 물론 전세 거래의 최대 성수기라 할 수 있는 2~3월 이사철이 지나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인 만큼 그리 특별한 게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전세 거래의 감소 이유를 단순히 비수기 때문인 것만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 고착으로 인해 전세 물량 자체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자가 등 우리나라 전체 주택 거주유형 중 (월세가 없는 순수)전세주택은 376만 6390가구로 21.7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 비중이 가장 높았던 1995년 29.67%(384만 4964가구)에 비해 7.95%p가량 줄어든 것이다.

주택임대시장 내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67.2%에서 2010년 50.3%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반전세, 사글세 등을 포함한 월세는 같은 기간 동안 187만 가구에서 371만 가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 임대시장 내 월세 비중은 49.7%로 거의 전세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전세 찾는 수요 여전히 높아

이처럼 전세 물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고 또한 정부가 4.1대책을 통해 주택 구매를 유도하고 있지만,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여전히 높기만 하다. 앞서 장면2에서 볼 수 있듯이 심지어 내 집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아 자가점유율을 낮추고 있다. 특히 자가점유율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낮아졌다.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매매 대신 전세수요로 돌아선 탓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내 집은 어떻게든 마련해야 한다는 의식이 과거와는 달리 많이 옅어지고 있는 것도 전세 수요가 앞으로도 여전히 만만찮게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3만 3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달 발표한 '2012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내 집은 꼭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이 72.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전세시장은 '靜中動'


내 집 마련 당위성에 공감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2010년의 83.7%에 비해서는 무려 10.9%p나 감소한 것이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내 집 마련 당위성에 대한 응답률이 낮아졌다. 55세 이상 연령층에서 77.9%가 내 집 마련은 꼭 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45~54세 69.1%, 35~44세 67.7%, 34세 이하 61.1%로 연령층이 낮을수록 내 집 마련 당위성도 함께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 60% 상회

4월 이후 거래량이 소폭 감소하는 등 전세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세가격은 완만하게나마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덕분에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어느덧 전국 평균 60%선을 넘어섰다.

부동산114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3일 기준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61.10%(재건축 제외)를 기록, 지난해 말의 59.75%보다 1.35%p 상승했다. 전세물건 품귀현상과 꾸준히 유지되는 전세수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전국 평균 전세가를 매매가의 6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밀어올린 것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곳도 있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아파트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설악주공8단지전용면적(49.89㎡)로 82%에 달했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1억 4500만 원으로 매매가격 1억 7750만 원과 불과 3250만 원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성북구 종암동 삼성래미안(59.99㎡)의 전세가율이 78%로 가장 높았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2억 2500만 원)과 매매가격(2억 9000만 원) 차이도 6500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참고로 서울 아파트의 전체 전세가율은 57.25%로 역시 지난해 말의 55.36%보다 1.89%p 높아졌다.



꾸준한 수요 존재로 전셋값은 상승

흔히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면 주택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의 매매심리가 커진다는 것이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에서 통용되는 상식이다.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크게 줄어든 만큼 많은 무주택자들이 조금만 더 레버리지(대출)를 일으켜 집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택구입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담은 4.1대책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주택거래가 이전보다 더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매매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전세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지난달 중순 발표한 주간 전세시황 자료에 따르면 5월 10일 현재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04%,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01%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측은 이에 대해 가격 상승폭은 줄었지만 전세물건 부족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간 것으로 풀이했다. 전세물량이 줄고 그로 인해 전체 거주주택 유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불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찾는 수요가 여전히 꾸준히 존재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전세시장은 '靜中動'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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