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밝힌 W 노하우는 첫째도 기록, 둘째도 기록이었다. 고객과 나눴던 대화 내용을 노트에 적어 놓고 이를 토대로 다음 만남에서 예상되는 질문과 답변을 준비한다.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한 단계씩 세일즈 프로세스를 밟아 나가는 식이다. “정리해 놓은 내용들을 시간 순으로 훑어보면 이 고객에게 언제 어떤 상품이 필요한지 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무리 사소한 내용이라도 빠짐 없이 적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죠. 저에게 보험을 가입하시고 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고객 분들이 많습니다. ‘나도 잊어버리고 있었던 내용을 기억해 주고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요. 그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이 PA는 활동 계획을 세울 때 기계약 고객, 장기적인 신뢰 형성이 필요한 고객, 당장은 힘들지만 경제사정 등이 나아지면 가입이 가능할 고객 등으로 분류해 각각 다른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기계약자 분들에게는 틈틈이 근황을 전하면서 그간 보장 받을 수 있는 질병이나 사고가 없었는지 체크해 드립니다.
또 가족구성이나 재정상황에 변화가 있으면 추가적인 보장분석을 해 드리고요.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고객들은 주로 소개를 받았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 뵙지 못한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우선 다양한 시간대에 TA(Telephone Approach)를 시도해서 통화가 가능한 시간대를 알아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또 만나긴 했지만 상담 과정에서 제가 실수를 했거나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도 장기 관리 고객으로 분류해 놓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처음의 실수를 만회하고 장기적인 신뢰 회복이 필요한 경우죠.”
주간 활동 계획은 매주 어프로치(Approach) 15명, 프레젠테이션 10명, 계약 2~3건으로 잡고 있다. 화요일과 금요일엔 반드시 TA를 한다. “TA는 영업의 기본입니다. TA를 귀찮게 여기거나 이 단계를 뛰어 넘고 계약하는 습관을 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반성해야 할 대목이긴 합니다… 처음에 비해 TA 목록이 점점 짧아지고 있거든요. TA 목록의 길이와 영업실적은 비례한다는 사실을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엔 고객들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지만 어느덧 재정상담은 물론 개인적인 고민까지 나누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는 이동훈 PA. “너무 귀한 인연이잖아요. 그만큼 한 분 한 분의 고객이 저에겐 특별하고 소중합니다. 간혹 다 성사되었다 싶은 계약이 틀어지면 고객이 야속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그 분도 보험에 정말 가입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테니까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 그 마음 하나만큼은 꼭 기억하려고 합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