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들은 2002년 이후 10년가까이 금리 역마진 해소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6% 수준의 평균부담이율을 안고 있다.
◇ 일본의 전철 밟지 않도록
지난 1997년 일본 굴지의 보험회사 닛산생명이 이차역마진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이후 2001년 도쿄생명까지 총 7곳의 생명보험사가 같은 이유로 문을 닫았다. 이들은 역마진 해소를 위해 주식, 해외증권, 부동산 등 고위험 투자 자산에 투자했지만 오히려 이게 독이 돼 파산을 앞당겼다. 닛산생명은 손실 만회를 위해 파생상품에까지 손을 댔다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국내 금융환경 역시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고, 더구나 장기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따라서 한 중소생보사 대표는 “일본 금융업계도 금리가 떨어지는 동안 매번 3% 바닥론, 2% 바닥론 등이 나오며 ‘금리가 설마 더 떨어지겠냐’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며, “지금 우리 환경도 일본의 저금리 시점과 비슷해 장기적으로는 제로금리까지 가정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보험업계의 이차역마진에 대해 ‘마치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 같다’고까지 말했다.
◇ 금리확정형 상품이 아킬레스건
보험사 이차역마진의 주된 원인은 금리 확정형 상품이다. 손보업계는 금리확정 상품의 비중이 12.5%수준인 반면, 생보업계는 53.6%(159조원)에 달한다. 더구나 이 중 6%대 확정이율이 10.8%(19조1000억원), 7%대가 44.2%(76조6000억원), 8%대 7.9%(14조1000억원) 등으로 총 보험료적립금 중 확정형 6%이상이 약 35%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지 못한채 저금리가 심화되면 대규모 적자사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조재린 연구위원은 “과거에 판매한 확정형 고금리상품이 생보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은 자본계정 투자수익과 보험영업이익으로 금리 역마진을 보전하고 금리연동형 보험, 변액보험 등으로 상품구성을 조정해 준비금 부담금리를 낮추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