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손보·카드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하던 양 업계간 수수료 다툼은 지난 21일 신한카드가 삼성·현대·동부·LIG 등 대형 4개 손보사에 수수료율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재개됐다. 여전법 개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마감시한인 12월 22일을 딱 1개월 앞둔 시점에서다. 이후 현대·국민카드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대형손보사들은 결제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율이 줄어드는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해 2.0%~2.1%수준의 카드 수수료를 지불해 왔다. 그런데 카드사들은 일괄적으로 2.4%~2.5%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3개 손보사들이 카드 수수료로 지급한 금액은 2524억원. 대형 4사의 점유율이 70%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의 주장대로 수수료율이 조정될 경우 대형 4사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비용은 최대 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부 손보사들은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상을 고수할 경우 보험료의 카드결제를 중단하겠다”는 엄포까지 놓고 있는 상황. 손보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마일리지·무이자·세제혜택 등 소비자들에게도 효용이 있었지만, 이런 것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이 높아진다면 보험료 인상요인이 될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들에게도 카드결제가 더 이상 매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이번 카드 수수료 조정은 35년간의 구식 수수료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국책연구기관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연구기관·각 이해당사자들이 수차례의 연구와 토론·공청회를 거쳐 완성한 것으로 가맹점 중 74%의 카드수수료가 인하된다”며, “특정 업체가 그 동안 불합리하게 낮은 수수료율로 다른 가맹점 대비 상대적으로 이득을 얻어온 상황에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심각한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카드결제를 중단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사들은 느긋한 입장이다. 한 중소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카드사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는 없었지만, 종전의 2.7% 수준에서 2.5~2.6%로 소폭이지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금 외부에 손보사들의 반발이 손보업계 전체의 주장처럼 나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손보업계 내부에서도 대형사·중소형사 간의 입장이 서로 다른 상황이어서, 각 업체간 카드 수수료율 협상 결과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2011년 손보사 카드결제 금액 〉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