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김대환 연구위원은 ‘분할연금제도의 체계적 개선 필요’ 보고서를 통해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높아 여성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가 중요시되고 있지만 분할연금제도에 여전히 문제점이 남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금분할제도란 혼인기간 중 획득한 연금의 청구권을 이혼시 부부가 공동으로 분할하도록 하는 제도이며, 연금 수급자가 이혼을 하게 되었을 경우 그 배우자의 노후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8년부터 도입됐다.
보고서는 황혼이혼의 비중이 2000년 14.2%에서 2010년 22.8%로 급증하고 있지만 , 노후준비가 남성 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혼 후 분할연금제도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가 증가해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행 연금분할제도는 이혼 즉시 연금이 분할되는 것이 아니라 이혼 후 60세에 도달하고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이 지급될 때에만 연금분할이 가능해 이혼 후 배우자이었던 자의 상황변화(장애, 사망)로 인해 분할연금 수급권이 소멸될 수 있다”며, “노령연금 수급권 발생 이전에 연금계정에 기록된 소득이나 기여금은 분할하지 못해 개인의 독립적인 수급권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당사자간 합의 및 법원 판결에 의한 분할비율 조정은 허용되지 않아 분할연금의 재산권 성격이 반영되고 있지 않으며,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에만 분할연금 수급을 허용해 5년 미만의 결혼생활을 한 후 이혼한 부부는 분할연금의 수급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재혼이나 사망시 해당 분할연금을 노령연금 수급자가 재수령할 수 없어 노령연금 수급자의 노후빈곤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국민연금이외에 특수직역연금 및 사적연금의 경우 분할연금제도가 없어 연금제도 간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또한 보고서는 “노령연금수급권 발생 이전 연금계정에 기록된 소득 내지 기여금을 분할할 수 있도록 소득분할형태의 분할제도가 도입되고, 이혼 즉시 연금의 분할을 실시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이 확보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적으로는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별거 중인 부부에 대해 제한적으로 분할연금을 허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금의 분할은 기본적으로 2분의 1로 하되, 당사자 간 합의 및 법원 판결 등에 의해 연금분할 비율이 예외적으로 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혼이 급증하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해 분할연금 수급자격에 필요한 최저 혼인기간을 5년 미만으로 단축해야 한다”며 “형평성차원에서 특수직역연금은 물론 장기적으로 퇴직연금 등과 같은 사적연금에도 분할연금 관련 규정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