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두 달간 흥국·미래에셋·알리안츠·KB생명과 IBK연금보험 등 5개사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즉시연금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즉시연금의 경우 비과세 혜택도 있지만 핵심적으로는 은행 금리대비 높은 금리를 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최저보증이율을 설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금리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 판매를 중단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부의 비과세 철회 발표 이전에도 급증 추세에 있었지만, 발표 이후 가입자가 더 많이 몰리면서 인수할 수 있는 한도를 채운 것으로 판단했다”며, “더 많이 받으면 당장은 실적이 올라가겠지만 자산운용에 부담이 커지고 지급여력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잠정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판매는 중단했지만 설계사 채널에서는 계속 가입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당초에 설정해 놓은 즉시연금 목표액을 이미 상반기에 달성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자산운용처가 불확실한 시기에 더 많은 금리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매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생명보험사들은 즉시연금 절판마케팅의 주범이 생보사가 아니라 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 담당자는 “즉시연금 상품으로 인한 금리리스크는 보험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반면, 은행들은 판매 수수료만 챙기면 되기 때문에 절판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사실 은행”이라며, 즉시연금 절판마케팅에 대한 세간의 비난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회사들이 즉시연금 상품 판매를 중단하자 일부 은행 방카슈랑스 담당자들은 판매 재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실제로 판매를 중단한 회사들 가운데서도 은행의 요구로 판매 재개를 검토하는 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즉시연금 상품에 대한 비과세를 철회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지난달 8일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종신형의 경우 연금소득세 5%가 붙고, 이자만 받고 원금을 자녀에게 상속하는 상속형은 비과세를 완전 철폐해 이자소득세 14% 등 총 15.4%가 부과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즉시연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일례로 지난 7월 푸르덴셜생명이 선보인 특판 즉시연금(공시이율 연 4.9%)은 총 1000억원어치가 완판됐다. 당초 푸르덴셜은 500억원 한도로 8월까지 한정판매할 예정이었는데, 500억원의 목표치가 일찌감치 차버려 추가로 500억원 어치를 더 판매했고 이마저도 전부 팔렸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