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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나는 꼽사리다’ 보험산업 왜곡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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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7-29 23:21

젊은 층에 인기 팟캐스트 방송
보험업계 ‘때리기’에만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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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의 본질을 무시하고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켜 젊은 층에게 보험에 대한 편견만 키웠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아이튠즈를 통해 배포하는 형태로 특히 젊은이들에게 영향력이 높은 ‘나는 꼽사리다’(이하 나꼽살) 프로그램은 지난 22일 ‘보험, 물어보고 따져봅시다’ 편을 업로드 했다. 특별게스트로는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장을 초대했는데, 김 회장과 나꼽살 출연진(방송인 김미화,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들이, 민영보험의 문제점과 이에 따른 공보험 확대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려는 취지가 너무 강한 나머지 사실과 거리가 있는 내용들을 내보냈다는 지적이다.

◇ 풍수해보험은 보험사만 좋은 일

나꼽살은 풍수해보험 제도를 문제 삼으면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정부와 민간 합계 868억원의 보험료를 민간보험사에 냈지만 지급된 보험금은 64억원에 불과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사와 정부 쌍방이 협의해 적정 수준의 보험료를 부과한 것으로 사고가 없었으니 보험료를 인하하라고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제도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이후 국내에 큰 재해가 없었기 때문에 2006년~2011년 기간동안 보험금 지급액수가 적은 것은 당연하다”며, “만약 태풍 ‘매미’ 규모의 재난이 발생할 경우 풍수해보험의 지급보험금은 수천억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사고가 없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보험사들이 이득을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손보업계 관계자들은 풍수해보험처럼 덩치가 큰 보험의 경우 보험사들간 경쟁이 치열해 사업비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책정하기 때문에 일반 가입자들 보다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태안기름유출사건 기름 닦지 말았어야

지난 2007년말 발생한 삼성중공업 태안기름유출사건에 대해 나꼽살은 “당시 사람들이 방재작업에 나섰는데 이는 보험금 산정을 방해하고 손해액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해사정사회 김명규 사무총장은 “개별적으로 그런 사례가 일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 때문에 손해사정을 못한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일단 불이 났으면 불을 끄듯이 기름의 확산에 대비한 방재작업은 당연한 과정으로, 손해사정은 다른 증거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꼽살은 또한 “사고가 터졌을 때 보험금을 주는 것은 국내 보험사가 아니라 해외 재보험사이며, 보험사는 또 이를 핑계로 보험료를 올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뮌헨리 재보험 관계자는 “국내 손보사는 일반 가입자들의 계약을 받아, 해당 보험사가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리스크는 해외 재보험사로 분산 출재하는 것이 보통인데, 만약 해외 재보험사가 파산해 국내보험사에 재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국내보험사는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재보험사가 보험금을 준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 절개해서 암 확인해야 보험금 지급

나꼽살은 암보험·CI보험과 관련해서도 “확정진단을 받아야 진단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확정진단은 절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또한 무절제·무통증·무혈수술 등은 보험약관에서 정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초음파나 CT 등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신뢰할 수 있는 장비들로 진단한 것도 확정진단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무절제·무통증 수술의 경우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의 수술은 인정하고 있고, 다만 가입시기의 약관에 따라 일부 그런 사례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모든 보험이 그렇다고 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나꼽살은 “자필서명을 하지 않았을 경우 이를 이용해 지급보험금에 이자까지 쳐서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본인의 실수를 역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도덕적으로 옳은 제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 큰 틀에서 봐야

이 같은 반박에 대해 보험소비자협회 김미숙 회장은 “나꼽살의 방송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상세히 설명하지 못해 일부 논란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회장은 “실제로 그런 사례로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태안 기름유출사고의 경우에도 피해자보상이 지금까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풍수해보험에 대해서도 “경우에 따라 보험사들이 일시적으로 손해보는 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손해율이 180%를 넘어가면 정부가 보전해주도록 계약돼 있어 사실상 손해보기가 힘든 구조”라고 주장했다. 자필서명 미이행을 이용한 보험계약 무효 역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들은 자필서명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보험사들은 청약 이후 기나긴 기간 동안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자필서명을 악용하는 것은 오히려 보험사”라고 덧붙였다.

김미숙 회장은 또 “같은 보험계약에 대해서도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는 것과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보험사의 잣대로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며 “오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내가 쓴 책 ‘보험사가 알려주지 않는 보험의 진실’ 책을 보면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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