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호재이지만 반대로 금리 인하로 인해 자산운용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판매량 수위와 공시이율 인하 시점 조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창구를 통한 일시납 연금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 3년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향후 추가 인하 전망까지 나오면서 정기예금 만기 고객들이 보험사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시중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3.5~3.8%수준인 반면, 보험사들의 공시이율은 4.5~5.0%수준이다. 중견보험사 방카슈랑스 영업 관계자는 “생손보사 할 것 없이 은행 창구를 통해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보험상품 대부분이 은행보다 1%가량 높은 금리를 앞세운 ‘금리마케팅’형 저축성 상품이기 때문에 저금리일수록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은행예금 금리가 4%대일 때 1%를 더 주는 것과, 3%일 때 1% 더 주는 것은 체감온도가 다르다는 것. 관계자는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너무 많이 받으면 자산운용 리스크가 커져 마냥 팔수도 없기 때문에, 적정 수준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보험사 저축보험 상품의 경우에는 이미 판매중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한편, 정기예금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일시납 저축보험으로 몰리는 상황을 감안할 때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즉시연금보험을 부자들의 ‘세금피난처’로 지목하고 비과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 취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 관게자는 “즉시연금보험 상품의 경우 미리 연금을 들어 노후를 준비해온 사람이 아니라 노후준비가 전무한 베이비부머를 위한 상품”이라며, “상품 구조상 통상 1억원 이상의 현금이 있는 고객들이 가입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부자를 위한 상품’으로 지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억을 넣어봐야 월 지급되는 연금은 45만원 수준으로, 국민연금을 합해야 겨우 한 달 생활비 정도가 나오는 수준인데, 10억이상의 고액 가입자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가입자가 이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즉시연금 가입자는 부자’라고 지칭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노후준비를 독려하는 국제적인 트렌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