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채널 부재’ 약점은 차차 보완
NH농협손해보험이 분사된 지 어느덧 4개월여가 지났다. 초대 사장으로 부임한 김학현 대표는 농협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일반 손보사의 장점을 덧칠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김학현 대표는 농협그룹은 “읍·면 단위의 전국 4492개의 농축협과 1282개의 NH농협은행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점포망을 소유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손보사가 따라올 수 없는 농협손해보험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으로, 풍부한 인프라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서서히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농협그룹은 S&P, 무디스, 피치사와 같은 국제 신용등급평가사로부터 우수한(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받는 등 신뢰할 수 있는 금융그룹으로 면모를 갖추고 있다”며, “NH농협손해보험은 농협그룹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농협금융지주와 적극적 논의를 전개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향후 NH농협손해보험의 우수고객이면 농협의 금융 또는 경제사업 이용 시에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우수고객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효율적 고객 관리 및 고객 혜택 극대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협그룹의 풍부한 인프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로 이어지는 농협조직의 수직적 구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학현 대표는 “설립 초기이다 보니 자본확충이 필요해 대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지주 형태의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냐”며 “경영의 자율성은 일반적으로 대기업계열이나 은행계열 보험사 수준 이상으로 보장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 출범 5개월차 ‘순항중’
NH농협손해보험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자산 1조 8천억원으로 출범한 NH농협손해보험은 장기보험의 성장과 자본금 확충에 힘입어 5월말 기준, 자산 2조2000억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또한 2012년 6월말 기준, 원수보험료는 9560억원 정도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당초 농협손보 출범 당시 2012년 연간 목표가 1조 2700억원이었는데 출범 넉 달 만에 75%를 달성한 것이다. 김학현 대표는 “이는 출범 이후 기존에 판매하지 않았던 저축성보험 상품 등이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실적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시중은행 보다 금리를 상당 수준 높게 책정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일시납 저축성보험 등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판매를 자제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실적 욕심만 내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협그룹의 든든한 지원 속에 재무상태 역시 안정적으로, 지급여력 비율은 2012년 3월말 기준 368% 수준을 보이고 있다.
◇ 강점은 부각시키고 약점은 보완한다
전국에 모세혈관처럼 뻗어있는 농협금융의 지점망은 분명 NH농협손보의 장점. 하지만 아직 전속 설계사 채널이 없다는 점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농협손보는 2012년 하반기부터 NH농협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 FC 조직과의 교차판매를 활성화 하고, GA채널과의 제휴 확대 및 법인영업조직을 확충할 예정이다.
또한 TM채널, 홈쇼핑 등을 개설 운영하는 등 신채널 구축을 통해 다방면의 판매망을 확충,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 김학현 대표는 “특히 하반기에는 농협손해보험 전속 FC 조직 신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회사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채널 간 적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지역총국을 중심으로 한 영업점 지원을 강화해 당초 계획했던 2012년 원수보험료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상품 출시와 관련해서는 “농업정책보험 외에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NH농협’만의 색깔을 담은 신상품을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자동차보험과 관련해서는 “동종업계 경쟁사들과의 신의를 저버리면 안 되기 때문에 진출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고 짧게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농협손해보험 출범당시 손보사들은 농협손보의 자동차보험 진출에 강하게 견제했는데, 이 과정에서 농협 측이 일정기간 자동차보험 부문 진출을 유보하겠다는 유·무형의 타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고객의 행복과 함께한다
NH농협손해보험은 ‘고객의 행복과 함께하는 명품 농협손해보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 같은 비전의 성공적 달성을 위해 2013년까지 상품다양화 및 성장기반 구축, 2015년까지를 역량 강화 및 종합손보사 진입, 2020년까지를 선도 종합 손보사 입지완성이라는 3단계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전사적으로 매진하고 있다. 김학현 대표는 “이를 위해 먼저 고객의 니즈 및 낮은 사업비에 기초한 채널별 맞춤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주력 채널인 농축협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및 저축성보험 등의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현재 농협손해보험이 단독으로 취급하고 있는 농작물재해보험과 농기계보험, 가축보험 등 농업정책보험에 대한 지속적인 상품개발과 제도개선, 품목확대 등을 통해 농업인의 실익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험업법 및 제반 보험제도를 반영한 선진 전산 인프라를 내년 말까지 구축하고 현장지원 강화를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은 물론 효율적 업무프로세스를 구축해 빠른 시간 안에 시장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 농업보험은 농협손보의 핵심가치
농협손해보험은 농협공제 시절인 지난 2001년부터 농업정책보험을 판매해 왔다. NH농협손보는 손해보험사로 재출범한 이후 판매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에서만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농업인 실익보험으로, 농협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 중 하나일뿐더러, ‘농민의 버팀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정책보험은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농기계종합보험 세 종류로 구성돼 있다.
우선 농작물재해보험은 벼·콩·사과·배·포도 등 농작물에 대해 태풍·호우 등의 자연재해와 화재 등의 재해를 보장하는 것으로 NH농협손해보험 출범 후 보장 품목의 범위를 35종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시범사업이던 벼, 옥수수 등 6개 품목을 본사업으로 전환해 전국 가입을 가능케 했다. 특히 농작물재해보험은 정부에서 보험료 50%를 지원함은 물론 지자체에서 25%수준으로 추가 지원해 주기 때문에 농민들이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가축재해보험은 소·말·돼지·닭 등 16종의 가축에 대해 자연재해, 화재, 각종 사고, 질병 등의 피해에 대해 보상해 주는 상품으로 가입기간과 보장기간은 1년이며 정부가 보험료의 50%· 지자체에 따라 20~25%를 지원한다. 축사특약에 가입하면 축사가 손실을 입었을 경우에도 보상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장내역에 폭염을 신설해 더위로 인한 가축폐사까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농기계종합보험은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등 12종의 농기계 운전 중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정부에서 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상품으로 가입기간은 1년이며, 단기 임대용 농기계의 경우 1일부터 1년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특히 NH농협손보가 손해보험사로 정식 출범함에 따라 교통사고특례법상의 공소제기 면제 혜택 등이 적용돼 자동차보험과 동일한 기준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농업정책보험은 지속적인 홍보와 농업인들의 보험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강화로 해를 거듭할수록 가입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월말 기준 농기계종합보험의 가입건수가 2만5300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으며, 가축재해보험도 6700여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29% 정도 증가했다.
〈 프 로 필 〉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