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들이 4월 한 달 동안 거둬들인 변액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143억2900만원으로 전월(2175억6600만원)대비 47.45%나 감소했다. 금소연과 공정위가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못미친다고 발표하고, 이 내용이 지상파 방송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변액보험 시장 전체가 위축된 것.
지난 4월 4일 금소연·공정위는 K-컨슈머리포트를 통해 “60개 변액연금보험을 대상으로 납입 보험료 대비 연간 수익률인 실효수익률은 평균 1.5%였다”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물가상승률 3.19%를 웃도는 상품은 6개 상품에 불과해, 변액보험 상품 중 90%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생보업계 전체적으로 감소
한편 변액보험 신계약 매출을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3월 796억원에서 4월에는 369억원으로 427억원(53.64%)감소한 것을 비롯해, 대한·교보생명도 각각 33.5%, 51.9% 줄어들었다. 주요 생보사 중 변액보험 비중이 가장 높은 메트라이프생명 역시 4월 신계약 매출이 247억원으로 전월(469억원) 대비 47.2% 감소해 생보업계 전체적으로 변액보험 시장이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래에셋생명과 흥국생명 에이스생명 등은 업계 전체적인 시장 침체상황 속에서도 소폭의 증가세를 보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며, “변액 이외의 다른 지표들도 나빠졌는데, 현재는 설계사들도 열심히 움직이고 회사 차원에서도 고객들의 호감을 얻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어 시간이 좀 지나면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시장 침체 당분간 이어질 듯
EU발 금융위기에 국내증시 역시 침체기를 겪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까지 위축되면서 변액보험 침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 생보사 영업담당 임원은 “지난 4월 한창 떠들썩할 때보다는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6월 실적 역시 3월 매출보다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7~8월이 휴가철로 영업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올 연말정도는 돼야 정상궤도에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사뿐만 아니라 설계사들의 고충도 크다. 한 외국계 생보사 설계사는 “변액연금 실효수익률 사태와 함께 선지급수수료율 조정까지 겹쳐 소득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며, “지금은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예전의 급여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이직도 검토중”이라고 토로했다.
◇ 금소연 ‘당연한 결과’
한편 금융소비자연맹은 변액보험 매출 감소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금소연 조연행 회장 직무대행은 K-컨슈머리포트 발표와 변액보험 매출 감소에 대해 “매출이 감소한 만큼이 불완전판매이며 소비자들의 아픔이라고 본다”며, “언제라도 터질 문제가 터진 것으로, 결국 보험사들이 속이거나 부풀려서 판매한 허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효 수익률 계산 오류시비와 관련해서는 최근 금소연 사무총장직을 사임한 조남희 씨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향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생보사별 변액보험 신계약 수입보험료 추이 〉
(단위 : 백만원, %)
* 자료 : 생명보험협회(변액보험매출순)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