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지난 11일 종가는 9만7800원으로 공모가를 10.3% 밑돌고 있다.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가 30% 가까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삼성생명 주가는 상대적으로 30%가량 빠진 셈. 시가 총액은 19조5600억원 수준으로 7위 규모로 한 때 시총 순위 12위까지 밀렸던 것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2년 전 상장 첫날에는 시가총액 22조8000억원으로 신한지주(당시 20조5566억원)를 제치고 현대차에 이어 시총 4위를 기록했었다.
상장 후 현재까지 삼성생명이 공모가를 웃돈 것은 단 23거래일뿐. 그것도 최근 1년간은 지난 4월 24일 10만2000원을 기록했던 것이 최고다. 상장 당시 희망 공모가 밴드인 9만~11만5000원의 상단인 11만원으로 공모가가 설정되고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원에 육박하는 청약 증거금이 들어와 최종 경쟁률은 40.6대 1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상장 당시 터진 그리스의 금융불안이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외부 금융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생명보험주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럽발 금융불안으로 인해 국내외 모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수익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악재가 다시 악재를 낳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
실제로 삼성생명 내부적인 수치는 상장 당시보다 오히려 개선됐다. 2009년 14조7750억원이던 수입보험료는 2010년 14조8610, 2011년 14조9910억원으로 매년 소폭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매년 9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또한 13회차, 26회차 계약 유지율 모두 2년간 대체로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전속 FC채널도 상장 이후 조정 과정 중이던 지난해 초 2만9000여명 수준이었던 것이 다시 큰 폭으로 늘어 3만2000명 수준을 회복했다.
앞으로의 주가 흐름 또한 국내외 금융환경 등 외부적 요인이 지배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3)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는 점은 부정적”이라면서도,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확고하고, 계열사 지분가치 상승 속도가 빨라 금리하락을 만회할 수 있어 9만원 중반에서는 하방경직성도 높을 전망”이라고 밝혀 크게 오르거나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7.5%), 삼성증권(11.38%), 삼성화재(10.36%), 삼성물산(5%), 삼성중공업(3.5%), 호텔신라(7.3%), 에스원(5.3%) 등 계열사 보유지분의 가치는 삼성생명의 시가총액(19조6000억원)에 육박해 계열사 주가 상승은 호재 중 하나다.
이처럼 삼성생명 주식의 향후 추이를 놓고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가운데, 업계 리딩컴퍼니의 향후 주가 추이에 생보업계, 특히 상장 생보사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생보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삼성생명 실적 추이 〉
* 2009~2010은 K-GAAP 기준, 2011F~2013F은 K-IFRS 연결 기준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