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 가운데 가장 취약한 분야가 보험인만큼 좋은 기회가 있다면 인수합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이팔성 회장도 주주총회에서 “보험사 인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어윤대 KB금융 회장 역시 ING생명 인수와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은행계 대형 금융지주들이 중견 보험사를 인수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가 높다.
현재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들은 이미 자회사 또는 합작사의 형태로 보험사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생명을 제외한 세 곳은 ‘모행’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2011.4~2012.3) 1월말까지 10개월간 은행계 4개 생명보험사가 거둬들인 초회보험료 9687억여원 중 방카슈랑스(7976억원) 비중은 82.3%에 달했다. 특히 KB생명은 매출 중 95.6%를 은행 창구에서 판매했다.
2008년 이후 4년간 매년 두자리 수 이상의 대면채널 비중을 기록한 회사는 신한생명이 유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서는 방카슈랑스나 TM 등 여러 가지 채널이 개발되고 발전했지만, 사실 보험산업의 근간은 대면채널의 맨투맨 비즈니스”라며, “대면이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방카나 TM채널을 키워야 균형있는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계 생보사들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매년 대면채널 강화를 강조하지만 사업비만 퍼부을 뿐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한 은행계 생보사 임원은 “실패가 거듭되면서 금융지주 차원의 투자도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도 했다.
때문에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은행계 금융지주가 중견보험사를 인수할 수도 없고, 인수한다 해도 성공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외국계 생보사 고위 관계자는 “사실 축구와 야구가 ‘구기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본질은 크게 다르듯, 은행과 보험 역시 같은 금융 카테고리 안에 있어도 전혀 다른 산업”이라며, “금융지주 회장들의 발언은 은행 중심의 사고가 기본에 깔려있다”고 꼬집었다.
〈 은행계 보험사 채널별 초회보험료 추이 〉
(자료 : 생명보험협회)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