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판매 규모는 2010회계연도(2010.4 ∼ 2011.3) 기준 42조4000억원으로 불과 2년 만에 10조원(30.8%)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는 4조3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100% 이상 급증했고, 생명보험사들도 28조1000억원에서 33조6000억원으로 19.6% 늘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시장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며 “보장성보험 시장에서는 더 이상 시장 개척의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보험사들은 손쉽게 외형을 키울 수 있는 저축성보험 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방카슈랑스 제도도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시장 경쟁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저축성에 한정돼 있는데, 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사들이 은행보다 최대 1.3%P 까지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출혈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저금리기조가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이라면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점점 더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기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험사에 금리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부터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검사와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대한생명, 동양생명, PCA생명, 우리아비바생명 등이 그 대상이다. 이번 점검대상 중 일부회사는 지난해 3%에도 못 미치는 자산운용수익률을 기록했지만 5%수준의 공시이율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저축성보험 시장에서 금리 경쟁은 꾸준히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4.9%였던 공시이율을 5.1%로 0.2%P 인상한 것을 비롯해, 주요 손보사들이 적게는 0.1%P 많게는 0.4%P까지 인상하며, 전체적으로 5.1%~5.5%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준금리보다 무려 2%가량 높은 수준인데, 주요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이익이 5%초반임을 감안하면, 자산운용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회사도 상당수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소 손보사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현실적으로 보험영업손실을 자산운용 수익으로 메우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인데, 국공채 등의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자산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시이율 경쟁이 계속되면 경영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이율은 각 보험사가 운용자산이익율과 외부 지표금리 수익률을 반영해 매월 공시하는 것으로, 저축성보험 상품은 만기가 되면 해당 월 공시이율을 복리로 계산해 보험금이 지급된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