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임직원 경조사비용을 회사에서 제공하는 대신 보험사에 위탁하기로 하고 공개입찰을 시행했다. 이에 6개 손보사들이 공개입찰에 참여했으며, LIG손보,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KT는 지난 5일 평가단이 보험사 신용등급과 제안서 점수 등을 평가해 LIG손보를 간사사로 동부화재, 메리츠화재와 계약을 체결했다. 비중은 LIG손보 70%, 동부화재 20%, 메리츠화재 10% 정도로 알려졌다. 이 계약으로 3개 손보사는 연간 150억원 상당의 보험료를 KT에서 받고 올해부터 KT 임직원들에게 경조사비용을 지급해주게 된다. KT는 전 임직원의 매월 급여에서 2만원 정도를 보험료로 지급하고, 임직원들은 결혼, 사망 등 경조사 발생시 손보사들에게서 500만원의 보험금을 받게 된다.
다만 보험료와 보험금 차익은 보험사 이익이 아닌 KT가 예금 형태로 적립하기로 했다.
LIG손보 관계자는 “이 신상품은 단순한 구조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고객 기업의 니즈를 충족해주고 리스크를 헤지해주는 보험업 본연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또 “가입 가능한 기업도 KT처럼 3~4만명 수준의 모집단이 형성되고 기존 지급금 자료도 통계화돼 있어야 한다”며 “현대차나 포스코 등의 대기업만이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업계 최초의 경조사보험 가입 사례인 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객 확보와 함께 퇴직연금 등 다른 상품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다른 대기업들도 경조사보험을 계약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계약 유치를 위해 혈안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새로운 형태의 기업보험이다보니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보험영업이익에 도움이 안될 수 있겠지만 규모가 큰 만큼 상당 수준의 자산운용이익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