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리 한국브랜치 정준섭 대표는 “관련 보도를 보고 본사에 확인해 봤지만 사실무근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인수검토 중 일반적으로 내려지는 ‘함구령’이 아닌, ‘사실 무근’의 답변이 돌아온 것. 정 대표는 또 “우리가 아닌 이탈리아의 제네랄리(Generali)보험그룹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도 전달 과정에서 제너럴 리(General Re)와 제네랄리(Generali)가 헷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랄리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보험그룹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 중동지역 등 약 60여 곳의 국가에 진출해 있다. 또한 제네랄리 그룹은 지난해 원보험그룹 중에서 프랑스의 악사(AXA)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올린 거대 보험그룹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홍콩에 거점을 두고 한국을 비롯한 극동아시아 지역 진출을 노려왔으며, 2001년에는 중국 광저우에 제네랄리중국생명(Generali China life)을 설립하기도 했다. 따라서 동양생명 건은 제너럴 리(General Re)보다는 제네랄리(Generali)가 인수 또는 지분투자를 타진했다는 것이 더 신빙성 있다는 얘기다. 국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너럴 리는 버크셔헤서웨이 보험그룹의 재보험 자회사”라며 “버크셔 측이 동양생명 인수를 추진한다면 원보험 자회사를 통해서 하지 제너럴 리를 통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독일 뮌헨리 그룹도 다음다이렉트를 인수할 당시 원보험 자회사인 에르고(ERGO)를 통해 인수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제너럴 리가 아닌 제네랄리 측의 인수 또는 지분투자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됐고, 이것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제너럴 리로 와전됐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제너럴 리는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이탈리아계 거대보험그룹인 제네랄리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발생한 해프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동양생명의 지배주주인 보고펀드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고캐피탈어드바이저 이철민 상무는 “비밀엄수협약이 맺어진 상태라 어떤 내용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생명 인수에는 대한생명(한화그룹)과 미국 푸르덴셜, 캐나다 메뉴라이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보고펀드는 이달 중 예비입찰을 통해 입찰 적격자를 선정, 이르면 3월말 정도에 매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며, 인수 대금은 1조원~1조6000억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 이탈리아의 제네랄리 보험그룹(좌)과 미국의 제너럴 리(우)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