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으로 상승, 하락대응하는 바벨전략 유효
“이벤트보다 본질을 봐야 합니다” 삼성증권 윤석 센터장은 최근 북한리스크 등 끊임없이 터지는 이벤트에 대해 큰 시장흐름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투자전략의 경우 본질에 닿기에 그 여정이 순탄치 않아 포트폴리오 관점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 유럽위기 시간은 걸리나 장기적으론 안정, 최악국면 피해
‘유동성의 귀환.’ 삼성증권 윤석 센터장은 2112년 시장본질에 대해 이렇게 정의내렸다. 선진국, 신흥국 모두 돈을 풀어 경기회복을 꾀하는 통화완화정책으로 유동성효과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것이다.
먼저 유럽재정위기의 경우 ECB(유럽중앙은행)의 유동성공급로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현재 유럽위기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시장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 그 진척속도에 따라 세계증시도 웃고 우는 모습이다. 그의 관점에서 단순한 접근이 본질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핵심은 유럽위기의 해법은 해체 혹은 유지다. 하지만 이들 나라들의 선택의 폭은 좁다. 유로존이 해체될 경우 독일, 프랑스 등 큰손들이 경제적 손실과 짊어야 할 정치, 경제적 혼란이 많아 결국 유지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재정문제뿐 아니라 은행문제까지 겹쳐 묻어두기에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유로존이 해체될 경우 채무국뿐만 아니라 채권국에도 위험부담이 큽니다. 재정, 금융통합에 시간이 걸리는 현실에 비춰 일단 재정조정으로 시간을 벌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로존 유지 관점에서 실질적 대안이 나올 때까지 ECB를 비롯한 유동성공급으로 시간을 끈다는 시각이다. “해법의 내용보다 이행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게 문제입니다. 유럽 전체를 합쳐놓고 보면 재정부채규모, GDP 대비 재정적자규모는 미국보다 나아요. 나라별로 쪼개서 놓고 보니까 부실국가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결국 재정통합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그 과정에서 적잖게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이라 유동성을 공급하더라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뒤따른다는 점이다.
윤 센터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압박이 심할수록 그 대안이 타력이 붙으나 한숨을 돌려 시장이 진정되면 유로존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대립,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등 이중적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지적했다. 이같은 혼란스런 모습이 결국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 유럽위기가 불씨로 계속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 미국 경기후퇴단계에서 회복, 중국도 긴축완화 쪽으로 전환
유럽이 글로벌증시의 복병이라면 상승세를 이끌 모멘텀은 미국이다. 특히 내년 리세션(recession)단계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드는 미국 경제의 부활은 글로벌시장에 희망이라는 게 윤센터장의 전망이다.“미국은 우려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여러 문제가 있으나 악재가 모두 노출돼 나빠질 것 없습니다. 쇼크로 이전 지표들이 낮은 탓에 민간부문이나 경기지표 모두 완만한 회복세를 보입니다. 오는 2013년에 긴축전환 같은 불확실성은 있으나 현재로선 리세션에서 벗어난 상황으로 판답됩니다.” 미국과 함께 유럽위기의 불안을 상쇄할 쌍두마차론 중국을 꼽았다. 특히 최근 지준율을 인하는 등 긴축완화 모습은 잔뜩 얼어붙었던 금융시장에 숨통이 트일 호재다.
“중국은 지난 2009년 세계경제하강을 방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투입했습니다. 자국의 인플레문제 짧은 시간에 돈을 투입, 경제를 살리려니까 인플레 등 후유증에 시달렸던 거예요. 인플레가 꺾이는 등 긴축에 성공한 만큼, 경기둔화가 우려되면 선제적으로 재정을 이용, 돈을 푸는 등 더 이상 긴축으로 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윤석 센터장은 중국이 최근 지준율인하로 시장에 정책기조변화의 메시지를 던졌다는데 무게를 뒀다. 돈보따리를 푸는 파격적인 통화정책으로 전환은 아니더라도 점진적 통화정책으로 기조변화를 밝힌 것만이라도 유동성회수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자금이탈을 우려하는 글로벌시장에 심리적 안정을 꾀하는 큰 수확이라는 분석이다.
◇ 선진국, 신흥국 유동성공급으로 유동성랠리 기대
이 같은 유럽, 미국, 중국 등 상황을 종합할 때 글로벌증시는 유동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 신흥국 모두가 동참, 그 위력도 메가톤급이다. 이제껏 선진국 가운데 돈줄을 조인 곳은 가운데 유럽. 유럽의 경우 금리인하가 임박한 상황이다. 신흥국의 경우 18개월 동안 금리를 올린 중국도 금리안하 여력이 충분하다. 미국은 제로금리로 사실상 통화확장에 나선 상황으로 경기회복이 더뎌 Q3가 단행될 경우 유동성랠리가 본격화된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윤석 센터장은 강력한 유동성공급이 아니라 속도면에서는 경기에 따라 속도조절이 뒤따르는 맞춤형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유동성공급의 속도는 경기하강과 맞물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2009년같은 강력한 재정완화, 통화완화를 단행할지 미지수에요. 시장상황을 보고 대응하는데, 세계경기둔화가 뚜렷한 내년 1분에 그 강도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봅니다.” 유동성공급의 출발점은 내년 1분기로 꼽았다. 경기가 하강국면의 한복판에 있는데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국가들의 피그본드상환이 잇따르는 등 시장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다. 리세션을 피하기 위해 신흥국, 선진국 모두 유동성보강에 나서는 초기단계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윤센터장은 유럽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그 영향으로 경기가 바닥에 맴도는 내년 1분기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으로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내년 1분기에 경기하강이 본격화되며 유럽정책은 유동성공급으로 바뀔 것”이라며 “유동성장세의 경우 유동성먼저 오고 경기가 따라 오는 것에 비춰 1분기 주식편입비중을 확대하는 바잉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저하고, 상고하저같은 정형적인 패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장이벤트에 따라 시장이 움직여 방향을 규정짓기가 어렵다”며 “경기둔화에 따른 정책방향에 따라 편입비중을 조율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투자전략도 한 업종에 쏠리는 것보다 여러업종을 편입하는 분산전략이 유효하다고 권했다.
그는 이와 관련, “스탠스 1분기 시장변동성 주식매입이 바람직하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강도를 나타내는 로베타, 하이베타형 주식을 섞어 시장의 충격과 추가적인 상승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바벨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윤석 센터장은 글로벌리서치 강화차원에서 영입한 투자전문가다. 크레디스위스(Credit Suisse) 한국 리서치센터장 출신으로 세계금융시장의 맥을 짚는 글로벌리서치가 강점이다. 미국 NYU MBA를 졸업한 뒤 서울 워버그(Warburg)증권 금융애널리스트를 거쳐 크레디스위스(CS) 서울지점에서 일했다. 당시 기관투자자 전문지 미국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의 평가에서 크레디스위스를 메릴린치, UBS와 함께 한국 리서치 탑 3에 랭크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끝으로 윤석 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 기관투자자를 위한 베스트인포메이션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되는 게 목표”라며 “프라임브로커리지 시대에 맞아 다양해진 고객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리서치의 영역을 넓히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프 로 필 〉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