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S금융지주는 이달 초까지도 그린손해보험의 인수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했다. <관련기사 12월 1일자>
당시 SK나 STX그룹 등도 인수자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BS가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S금융지주는 13일 밝힌 ‘그린손해보험 인수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도 “현재 그린손해보험 인수와 관련하여 재무서류 검토 수준 단계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했다. 얼핏 보면 부정적인 뉘앙스이지만, 결국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 하지만 불과 이틀 뒤인 15일, “당사는 그린손해보험 인수와 관련하여 검토하였으나,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BS금융지주의 지분 14.08%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업권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이에 따라 그린손해보험의 인수를 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BS금융이 프라임·파랑새 저축은행을 인수해, 해가 바뀌면 곧바로 영업을 재개할 예정인 만큼 그린손보까지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BS금융지주는 부산은행이 주력인 부산지역 기반의 금융그룹이다. 그린손보 역시 부산 지역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때문에 방카슈랑스 영업 등 일반적인 협업관계와 함께 부산지역에 기반한 로컬 영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돼 왔다.
또한 BS금융지주는 부산 출신인 이영두 회장과 특히 우호적인 관계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지난해에는 그린손해보험과 부산광역시가 함께 설립한 그린부산창투에, 부산은행도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비록 BS금융지주가 손을 떼기는 했지만, 그린손보의 M&A 이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린손보는 지난 22일 임시주총을 열어 600억원(주당 2500원) 규모의 구주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 100%를 맞추겠다는 것인데, 실권주가 나올 경우에는 제3자가 들어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실권 주의 규모에 따라 신규로 들어간 ‘큰 손’이 유력한 M&A 상대방으로 점쳐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동양생명-보고펀드의 관계와 유사한 구도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