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초창기부터 무리한 욕심 보다는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인프라와 운용능력 구축에 좀 더 힘을 보태라는 조언인 셈.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김재칠 실장은 13일 여의도에서 기자 브리핑을 통해 “높은 헤지펀드 운용업자 인가 기준, 헤지펀드 설정 및 등록지로서의 매력 등을 고려할 대 당분간 외국인들이 국내에 한국형 헤지펀드를 적극 설정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다만, 투자에 대한 지리적 이점으로 향후 일정 수준 트렉 레코드가 축적되면, 한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어느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으로 나타날 여러 가지 구도 변화도 짚었다.
우선 증권업계에선 초기 프라임브로커 영업권을 획득하는 회사들이 압도적 자본력을 기반으로 국내 투자은행 업무를 선점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 펀드 시장 역시 헤지펀드 영업권 획득 여부에 따라 인력 및 운용 노하우 측면에서 회사간 많은 격차가 나타난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헤지펀드 운용성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투자자들이 기존 펀드 시장에서 이탈해 헤지펀드로 쏠리는 부작용도 발생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 성과보수 체계라는 확실한 유인구조로 우수한 인력이 양성되고 다양한 투자전략이 정착되면 운용업계 전반 경쟁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특히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초기엔 시장형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 보단, 튼튼한 하부 구조에 더욱 구축하라는 당부인 셈이다.
일례로 업계에선 인력 및 운용 노하우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정부에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한국형 헤지펀드에 의해 초래 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을 파악하고 대비하라는 것.
이 밖에도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도입 10년 후 최대 60조원 가까이 성장 할 수 있다는 전망치도 내놨다.
연 10% 성장(고성장)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형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가 5년 후인 2016년 18.7조원, 10년 후인 2021년 59.1조원으로 불어난다는 관측이다.
김 실장은 " 연 5% 성장(저성장)의 경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2016년 10.4조원, 2021년 37.1조원으로 각각 추정된다"면서 "글로벌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의 과거 성장 패턴을 볼 때 장기적으로 양쪽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형 헤지펀드 역시 공·사모펀드와 같이 성장하는 바람직한 형태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