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발된 두 건의 보험사기에서 나타나는 도덕불감증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이달 초에는 태백 지역 보험사기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 일주일에 한 번씩 대형 보험사기 터져
경찰조사 결과 13일 현재까지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는 태백 주민은 560여 명. 태백시 주민이 4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 주민의 1%가 넘는 인원이 가담한 셈. 총 피해액은 150억원이 넘는다. 이 사건이 터지자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못 타먹은 사람이 바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해에는 순천지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됐는데, 이 역시 순천지역의 모 병원과 공모해 벌어졌다. 순천지역 보험사기를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순천지역에서 보험사기 범행이 널리 퍼져 2~30대의 젊은 사람들이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고 특정 병원에서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고 반복 입원으로 보험금을 지급 받아 생활하고, 사채업자·지역폭력배·유흥업소 업주들이 브로커로 활동하면서 다방·유흥업소 여종업원 및 도박자금 채무자들을 보험에 가입시켜 고의 무릎 수술로 보험금을 지급받아 채권을 회수하고 있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에는 스마트폰 분실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도 문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보험사기는 특히 젊은 층이 주도적으로 저지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휴대폰보험 사고건수는 28만9001건으로 2009년말(2만8480건)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지급보험금 역시 1091억5200만원으로 2009년보다 9배 이상 증가했다.
◇ 정비업체 보험사기는 ‘일반화’
자동차 정비업체의 보험사기는 아예 일반화 됐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대란의 원인중 하나로 자기차량손해담보 할증기준금액의 증액을 들 수 있는데, 할증기준이 50만원에서 200만원 상향조정되면서 200만원에 맞춰 불필요하게 차량을 수리해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고가 나지 않은 차량도 사고가 난 것으로 꾸며 이른바 ‘드레스업’등의 튜닝을 해주다 적발된 업체도 상당수다. 정비업체는 2000년 3010곳에서, 2009년 4910곳으로 9년새 63.1% 증가했는데, 때문에 생계가 곤란해진 일부 정비업체들이 손쉽게 돈을 버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험사기가 온 사회 곳곳에 만연하자 정부와 보험업계는 보험사기 관련 규정 신설, 중복보험 감지시스템 구축, 보험 사기 조사원제도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또는 구상하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