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생보사 중 최대 규모 성장
고객의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88올림픽이 열린 다음해, 한국 시장에 첫발을 디딘 ING생명은 어느덧 보유 고객 130만명·총 자산 20조1938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22개 생보사 중 4~5위 수준이고 외국계 생보사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특히 ING생명의 상징인 오렌지색 사자는, 가장 익숙한 브랜드 이미지 가운데 하나가 됐다.
◇ 영업혁신과 고객중심 정도경영
이처럼 ING생명이 한국 보험시장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로는 영업 혁신을 꼽을 수 있다. ING생명의 영업채널은 넥타이부대, 즉 TA(Tied Agency)채널이 주축이다. 과거 ‘보험아줌마’로 대변되던 보험 영업채널에 고학력 남성설계사를 도입한 것이 바로 ING생명이고, 이런 영업채널의 혁신이 성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두 번째는 고객중심 정도경영이다. ING생명 존 와일리 사장은 “우리의 고객들에게 재정적 안정을 제공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 전략”이라며, “ING생명은 우리는 고객이 쉽고 편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이해하고 최선의 케어를 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ING생명의 고객 중심 경영방식이 투영된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스마트업’ 방식의 변액보험이다.
스마트업변액보험은 지난 2008년 중순 출시된 상품인데,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펀드에 투자했던 자산을 안정자산으로 묶어두었다가 다시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출시 이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소 저평가 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스마트업 변액보험은 고객에게 수익과 안정을 모두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출시 이후 많은 보험사들이 이 같은 방식의 변액보험상품을 내놓았다는 점은 이를 반증하는데,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상품을 출시했지만 아직까지도 업계에서는 ‘스마트업’ 방식이라고 불리고 있다.
ING생명은 2010년에는 고객 적합성(Customer Suitability)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고객의 재정적 수요에 맞춘 상품 설계’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현업 부서의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적으로 개편하는 업무, 그리고 고객 중심 문화를 ING생명 내로 확산시키는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ING생명의 고객중심 정도경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존 와일리 사장은 “향후에도 고객들은 차별화되고 전문적인 재무 컨설팅에 대한 니즈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TA 채널을 최우선으로 해 교육을 강화하고, 고객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조언자로써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장기적인 투자가 성공 이끌어
또 하나 ING생명의 성공비결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다.
ING생명은 1989년 한국시장에 진출했는데,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한 것은 진출 후 10년이 지난 98년의 일이었다. 국내에 진출한 많은 외국계 생보사 중에는 4~5년만에 철수해 손실만 기록한 채 사업을 접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생보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같은 꾸준한 투자로 ING생명은 2001년 3년 연속 생명보험업계 수입 보험료 성장률 1위, 2003년 수입 보험료 기준 업계 5위, 그다음 해 2004년 업계 4위에 진입했다. 현재 ING생명은 총자산 20조1938억원, 고객 수 130만 여명에 달하고 설계사 수 7000여 명, 임직원 수 1000여 명에 달한다.
◇ 거대 보험·금융그룹으로 도약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ING는 거대보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여기고 있다. 올해부터 ING그룹은 은행과 보험부문을 분리해 운영되고 있다. 존 와일리 사장은 “조만간 은행과 보험부문의 법적인 분리가 완료될 것이며 더불어 ING 유라시아 보험부문의 기업공개(IPO)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며, “IPO가 마무리 되면, 저는 ING가 보험에 초점을 맞춘 거대한 다국적 금융 그룹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ING생명은 앞으로도 꾸준한 혁신을 통해 생명보험 업계 최고의 외국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 사회공헌은 선택이 아닌 필수
ING생명은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보험사 중 하나로 꼽힌다. ING생명의 사회공헌활동은 크게 ‘어린이’와 ‘환경’ 두 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것은 전체 ING그룹이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한다. 매달 한번 진행되는 ‘오렌지데이 캠페인’ 자선바자, 기부, 자원봉사활동 등으로 구성돼 진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총 295명의 ING생명의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사회 문화적으로 기회가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문화, 스포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또 위닝유스풋볼(ING Winning Youth Football)캠페인도 진행하는데, 이 캠페인은 홍명보장학재단과 함께 어려운 환경의 소년 축구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거나 FIFA 월드컵 예선전, AFC 결승전 등 주요 경기에 초청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도 UN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에 진행되는 ‘ING 봉사의 날’(ING Global challenge), 내 나무 갖기 캠페인, 어린이 경제교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 쓴소리를 달게 들어라
최근 들어 금융가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국에서 촉발된 반월가시위는 전 세계로 확산됐고, 국내에서도 저축은행 영업정지와 맞물려 금융사를 향한 날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보험사들도 마찬가지.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과 보험관련 민원들을 근거로 보험사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존 와일리 사장은 이처럼 확산되고 있는 반 금융 여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와일리 사장은 “우리는 무엇이 고객들을 그토록 화나게 했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 한다”며, “여러 다른 나라들의 각 시위대들과 무엇이 진정 걱정되는 점인지 또한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변화를 위한 어떤 제안이 있는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그들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일 자세가, 반대 측에서는 ‘마녀사냥’식 비난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빠듯한 살림, 해봐서 안다
최근에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유행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느 곳에 가든 지 꼭 하는 말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그 사실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분명 겪어봐서 아는 것과 들어서 아는 것이 다르다는 점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 ING생명의 존 와일리 사장은 서민의 삶을 겪어본 CEO이다. 대학 졸업 1년 후 계리사 공부를 하다가 웨딩마치를 올렸다. 수입이 없던 존 와일리 사장 부부는 신혼여행 조차 가지 못했다고 한다. 존 와일리 사장은 “결혼 후 18개월 후에 첫 아이를 낳았고 모두 다섯 명의 아이를 길러냈다”며 “모기지 대출과 자녀교육비 때문에 빠듯한 살림이었지만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살아온 삶을 통해 서민의 삶을 이해하는 존 와일리 사장, 그리고 그가 이끄는 ING생명이 많은 서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보험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프 로 필 〉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