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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A 추진 상황에 관심 집중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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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11-06 22:14

현대車그룹 녹십자생명 인수 이어
에르고다음·동양생명·그린손보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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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녹십자생명 인수를 시작으로 물밑에서 진행되던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이 표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자회사인 현대커머셜은 지난달 21일 생보업계 17위인 녹십자생명의 인수를 공식화했다. 회사의 M&A로 ‘현대맨’이 된 녹십자생명 직원들은 환영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재계 2위의 현대차그룹으로의 새 출발은 생명보험업계의 관심과 긴장 그리고 견제 속에서 업계의 판도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도약과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며 부푼 기대를 보였다.

반면 시장에서의 평가는 냉정하다. 골드만삭스는 “현대차그룹의 녹십자생명 인수는 자금조달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현대모비스나 기아차와 녹십자생명 간에는 직접적 사업시너지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키우려는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업계 중위권까지는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금력과 함께, 현대카드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업계 7위였던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업계 2위까지 성장시킨 전력도 고려된 분석이다. 한편, 녹십자생명의 M&A가 일단락 된 만큼,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그린손해보험, 동양생명 등의 움직임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 보험사들은 녹십자생명과 함께 보험사 M&A 이슈가 나올 때마다 거론돼 왔다.

◇ “에르고다음, 내년 상반기 까지는 매각될 것”

우선 에르고다음은 에르고그룹의 매각의지는 강하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 올 초부터 매각을 진행 중인데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그간 인수대상자로 기업은행과 프랑스 악사그룹, 새마을금고가 이끄는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됐지만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고, 기업은행은 지난 9월 말에는 인수 추진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는 새마을금고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적자폭이 커지고 결국 인수대금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인수 측의 입장과, 손실폭을 줄이려는 에르고그룹의 입장이 부딪쳐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에르고다음은 꾸준히 적자가 발생했지만 증자를 통해 양호한 수준의 지급여력비율을 보이고 있다”며, “또 전업자동차보험사로 사실상 만기가 1년인 자동차보험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1년간만 모집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조정이 가능해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급한 쪽은 에르고그룹. 업계에서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결정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정말 팔기 싫은데…

동양생명의 향방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양생명은 에르고다음과는 달리 건실한 회사다. 생명보험업계 7위 규모의 중견 보험사인데다, 매년 순익을 기록하는 동양그룹의 충실한 현금 파이프라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동양그룹이 어려워지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졌다. 동양그룹의 지주사 격인 동양메이저는 건설, 시멘트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152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동양그룹은 동양생명 지분 57%를 보고펀드에 맡기고 현금을 차입했다. 대신 이 지분은 동양그룹과의 협의를 거쳐야 매각할 수 있고, 동양그룹 측이 2015년 1월에 재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콜옵션도 걸려있다. 하지만 동양그룹 측이 그때까지 현금확보에 실패해 재매입할 수 없을 경우에는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경우 M&A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국내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국내외 금융그룹에서 군침을 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거듭되는 적자 ‘고민’

그린손보 역시 보험사 M&A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지만 현실화 된 적은 없다. 하지만 적자경영이 장기화되면서 실제로 매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린손보 이영두 회장은 올 초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올해도 그린손보를 흑자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보험계약자, 주주 및 회사 임직원을 위해 더 나은 분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기는 것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 회장은 또 “재벌그룹의 인수제안까지 거절하며 독자 경영을 해오고 있지만 자산운용에서 초과수익을 무기로 보험영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금융위기 이후 신통력을 잃는 바람에 임직원에게는 급여반납이라는 독배를 마시게 했고 주주님들에게는 수익은 커녕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그린손보의 적자가 지속된다면 저 자신이 미진한 전략을 가지고 주변에 아픔만 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린손보가 흑자로 전환하기는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8월말 기준으로 그린손보는 554억여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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